<실리콘밸리>비디오 게임 황금의 땅 안방 오락시장 쏜다

 [iBiztoday.com = 본지 특약] 미국 10대 소년들의 눈에 프로 스케이트 보더 토니 호크보다 위대한 오락 스타는 없다.

 영화 스타도 TV 스타도 음악 우상도 아닌 호크가 등장하는 매체는 비디오 게임이다. 그는 미국 오락산업 혁명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인물이다.

 시라큐스 대학 대중 TV 연구센터의 로버트 톰슨 소장은 “10대 청소년들에게는 왕년의 유명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나 영화배우 존 웨인, 제임스 본드, 스포츠 스타 마이클 조던을 한데 합친 친구가 토니 호크”라고 잘라 말했다.

 이제 영화 등 전통적인 오락 매체 심지어 프로 스포츠까지 비디오 게임업체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양방향 오락의 결정판인 비디오 게임이 21세기 초 오락의 대세로 여겨지고 게임이 10대 청소년만이 아닌 모든 가족 구성원이 즐기는 날이 머지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시각이다.

 영화, 게임 등 신구 오락 매체들은 오락, 의류, 음식에 연간 1550억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쓰는 10대 청소년 시장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 가운데 10대 청소년에 관한 한 비디오 게임이 단연 선두주자다.

 토니 호크는 600만 카피가 팔린 프로 스케이터 게임을 6∼14세까지 청소년 대상의 연간 2억달러에 달하는 황금 시장의 대표 브랜드로 올려 놓았다.

 올 여름에 개봉될 두 편의 화제 영화가 공통적으로 시사하는 점은 할리우드가 갑자기 게임에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할리우드는 새 영화를 위한 영감을 가장 탄탄한 인기를 누린 두 가지 게임 ‘툼 레이더(Tomb Raider)’와 ‘파이널 팬터지(Final Fantasy)’에서 찾았다. 파라마운트픽처스는 아카데미상 수상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를 아이도스 인터액티브의 히트 게임 ‘툼 레이더’시리즈의 영리하면서도 고집 센 여주인공 라라 크로프트로 캐스팅했다. 파라마운트는 제임스 본드나 인디애나 존스같은 박진감 넘치는 이 액션물에 8000만달러를 퍼부었다.

 로이드 레빈 툼 레이더 제작자는 “파라마운트는 마케팅 관점에서 이런 영화를 고대하는 엄청난 관객을 노렸다”고 진단했다.

 툼 레이더나 파이널 팬터지가 올 여름 최고 흥행영화가 된다면 그것은 영화제작 성공 차원을 넘어 게임 산업이 성년이 됐다는 신호탄이다. 레드우스시티 3DO의 트립 호킨스 회장은 “비디오 게임 산업은 다른 매체 못지 않게 캐릭터나 스토리, 브랜드 창조 능력이 우수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입증했다”면서 “비디오 게임은 오랫동안 산업이나 매체라고 부를 자격조차 없는 사생아 같이 취급됐다”고 해석했다.

 분석가들은 게임 산업이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닌텐도의 신세대 게임기 등장, 구형의 아타리(Atari) 게임기 세대인 장년층의 게임 선호를 업고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측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새 게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매출액이 올해 114억달러에서 2005년까지 211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게임 산업이 오락 산업의 주류가 되기 위해 한가지 필수조건은 수요층을 10대이외 계층으로 다양화시키는 일이다.

 새너제이에서 사무실을 운영하는 프랑스 게임업체 인포그램(Infogrames.com)의 제이슨 벨 미국 제작 담당 수석 부사장은 “우리는 단연 그렇게 할 수 있다”며 “콘텐츠가 주류를 이루고 폭력적이지 않고 주류 오락으로서의 제작 가치를 가진다면 게임이 필수 여가수단으로 발전하고 또 그렇게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일상 생활에서 경험하는 등장 인물과 같이 플레이를 하는 히트 컴퓨터 게임 ‘심스가족(The Sims)’은 보통 누구에게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게임의 표본이라고 꼽힌다. 심스를 제작하고 출판한 일렉트로닉아츠의 존 리치틸로 사장은 “게임이 종류가 다양해지고 문화적 영향력이 늘어나고 있다”며 “TV가 게임에 시청자를 뺏기고 있으며 오락 산업간 경쟁이 점차 더 확산되고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케이박기자 ks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