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 「데이콤종합硏」ETRI 매각 의미

 

 데이콤이 데이콤종합연구소를 ETRI에 매각키로 한 결정은 현금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이다.

 데이콤은 생존을 위해 전용회선과 데이터 통신 사업을 제외한 모든 사업에 대해 매각, 청산, 분사방침을 최근 확정했다.

 이에 따라 이번 데이콤종합연의 ETRI 매각은 대전지역 통신국사 부지 등을 임자만 나서면 모두 매각하겠다는 생존의지에 대한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이를 인수하는 ETRI는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데이콤종합연의 인수를 통해 그동안 연구시설 부족현상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데다 데이콤종합연의 연구인력 흡수를 통해 무선분야 인력난을 어느 정도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ETRI의 연구조직은 회로소자, 네트워크, 무선방송, 컴퓨터·소프트웨어, 정보통신기술경영, 정보통신원천기술 연구소 등 6개 연구소와 정보화기술연구본부, 정보보호기술연구본부, 중소기업기술진흥본부 등 3개 본부에다 부설로 국가보안기술연구소가 있다.

 그러나 3동 원천기술연구소는 쌓여가는 실험장비를 둘 곳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또 정보보호기술연구본부는 최근 정보보호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력을 대거 충원해 근무환경이 협소해지면서 확장요구가 끊이질 않았다. 특히 일부에서는 세들어 있는 부설 국가정보보호기술연구소를 내보내고 이 건물을 연구시설로 활용하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었다.

 ETRI는 현재 내부적으로 데이콤종합연의 인수를 확정짓고 감정원의 토지감정에 대한 실사를 진행중이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늦어도 6월 초까지는 실질적인 계약에 대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데이콤종합연구소는 부지 5만9400㎡(1만8000평)에 지하 1층, 지상 3층에 건평 1만7820㎡(5400평)인 건물이다.

 아무튼 이번 데이콤의 종합연구소 매각결정은 대덕연구단지 내 민간기업연구소 향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덕연구단지 내 삼양그룹중앙연구소, 대림산업대덕연구소 등 민간연구소들은 본사가 경기침체로 인한 재정난 등을 감당하지 못해 궁여지책으로 연구소의 매각을 내부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민간연구소의 총체적인 위기론마저 제기되는 등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