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팜 경영위기

【iBiztoday.com=본지 특약】세계 최대의 PDA 제조업체 팜(Palm.com)이 판매 부진으로 주가가 폭락하면서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이 회사는 다른 기업에 팔릴 것이라는 소문이 이미 미국 금융가에 나돌고 있을 정도로 흉흉하다.

 팜의 주가는 지난주 말 28% 폭락하면서 기업의 시장가치 역시 지난해 기업공개 당시 580억달러에서 28억달러로 대폭 줄었다.

 팜은 최근 자사의 이번 4분기 매출액이 당초 예상치인 3억∼3억1500만달러의 절반인 1억4000만∼1억6000만달러에 그치고 영업적자도 처음 전망의 2배가 넘는 1억7000만∼1억9000만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이같은 팜의 경영위기는 자업자득의 결과라는 것이 분석가들의 지적이다. 이 회사는 경제가 침체되는 데도 불구하고 자사 제품의 인기가 유지될 것으로 낙관했고 소비자가 외면하는 제품의 부품을 계속 사들였다. 게다가 공개적으로 제때에 출시하지 못할 신제품의 사양을 사전 공개하는 바람에 팜 제품 구매 희망자의 구입시기를 늦추게 하는 역효과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전반적인 경기 침체가 팜의 경영 위기를 가져온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한 분석가는 “기업이 비용을 줄이고 있는데다 팜 제품 구입의 필요성을 아직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서 “팜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렇다고 팜의 좌초를 미리 단정하기는 이르다. 팜의 주력제품인 PDA가 급성장 분야인데다 팜의 시장점유율이 월등히 높아 경제가 호전되면 팜이 빠르게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하는 분석가도 적지 않다.

 줄리아 로드리구에스 팜 대변인은 “50만평방피트의 본사 사옥 건설을 추진중인 새저제이 부동산 일부나 전부의 매각 처분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팜은 이에 앞서 본사 사옥건설을 연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의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어 이 부동산 매각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팜의 지난 3월 1일 현재 보유 현금과 유동성이 6억달러가 채 못되는 것으로 알려져 연내에 현금이 바닥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또 팜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경쟁에서 대형 기업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인수하려 했던 소프트웨어업체 익스텐디드시스템스의 인수도 포기해 기업시장 진출 전략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뉴욕 JP모건의 애널리스트 폴 코스터는 “보통 어떤 합병이든 합병을 끝내지 못하면 스스로가 합병되거나 인수 목표가 되곤 한다”며 “팜은 현재 많은 투자 은행들의 레이더에 떠올라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케이박기자 ks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