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꿈의 통신’을 약속했던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서비스가 소프트웨어 결함 등으로 잇달아 연기되고 있는 가운데 3G 서비스의 차질이 앞으로 3∼5년 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경고가 전문가들 사이에 잇따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휴대폰 제조업체 센도의 CEO 휴 브로간은 “90년대 초 유럽에서 2세대 이동통신(GSM)이 자리를 잡는 데에도 4∼5년이 걸렸다”고 소개하며 “앞으로 IMT 2000이 본 궤도에 오르려면 이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일본 NTT도코모와 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이 잇달아 IMT2000 서비스를 연기한 것은 그 시작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두 회사가 IMT2000 시험 서비스에 실패한 이유로는 사용자가 기지국을 이동할 때 신호가 끊어지는 이른바 ‘핸드오버(handover)’ 문제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IMT2000 서비스를 실제로 적용하려면 가장 먼저 핸드오버 문제를 풀어야 할 뿐만 아니라 교환기와 휴대폰이 음성과 데이터를 따로 분리해서 인식하고, 또 기존 2세대 시스템과 호환성도 갖춰야 하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설명했다.
도이체방크의 분석가 폰투스 그로룬드는 “앞으로 제3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가 본격 가동되면 들고 다니는 휴대폰 한 대로 음성 및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은 물론 지갑과 음악센터(워크맨), 자료창고(데이터베이스) 기능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며 “앞으로 이러한 휴대폰 및 통신 시스템의 표준을 마련해 안정화시키기까지 적어도 3∼5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소니가 개발한 MP3 플레이어를 내장한 휴대폰은 음악을 들을 때 전화가 오면 접속이 안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소개했다. 또 휴대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해주는 가장 이상적인 프로그램 언어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자바’도 여러가지 결함이 발견되고 있는데도 아직 이를 해결할 단서조차 못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최근 개발된 첨단 휴대폰을 무더기로 반품하는 사례마저 급증하고 있다. 먼저 소니와 마쓰시타가 최근 도코모에 공급했던 약 50만대의 휴대폰을 회수한 데 이어 핀란드 최대 이동통신 서비스 회사 소네라도 휴대폰 사용자를 확인할 수 있는 SIM 카드를 전량(약 36만대) 회수하는 소동을 벌였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