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벤처기업 육성과 지원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스럽다. 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21일 한 정보통신업체를 방문한 자리에서 “정부는 벤처기업을 살리기 위해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 수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한 말은 많은 벤처기업에 큰 힘이 될 것이다. 또 올해 벤처 창업지원자금을 크게 늘리고 벤처기업지원센터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기대되는 바 크다.
그동안 정부의 벤처지원정책에 대해서는 크게는 찬성하면서도 부분적으로는 부정적인 시각도 없지 않았다. 정부가 재벌·대기업을 희생시키고 그 대안으로 벤처를 내세우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돌았고 그러한 맥락에서 벤처기업을 경제의 중심축에 놓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 뿐더러 실효성도 의문시된다는 시각도 있었다.
특히 벤처를 실업을 타개하기 위해 일자리를 양산하는 수단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었다.
그렇지만 정부가 최근 벤처기업을 지속적이고 실효성있게 지원하려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그간의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이미 벤처기업은 선진경제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다. 미국의 많은 업체들이 벤처를 통해 탄생, 성장했다. 특히 정보사회에서는 고도의 기술로 특정 분야를 개척하는 데에는 대기업보다 벤처기업이 유리한 점이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 벤처기업이 자생적으로 생성·성장·발전하는 미국과 달리 토양이 척박하기만 하다. 벤처기업이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인위적으로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고 그것은 정부의 역할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부도 재원이 한정돼 있으므로 효율적인 지원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벤처기업을 단계에 맞추어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벤처기업은 기술을 지니고 있다가 창업을 하는 생성단계가 있고, 또 일정기간이 지나면 성장·발전하는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생성기업에 대해서는 창업자금을 지원하고 창업보육센터를 확충함으로써 창업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에 정부가 수출 주력으로 삼겠다는 벤처는 적어도 성장단계나 발전단계에 있는 기업이 주대상이 될 것이다.
정부가 그들을 위해 수출보육사업을 확대하고 해외시장에 대한 정보수집능력이나 마케팅능력이 부족한 점을 감안해 해외정보를 수집·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면 수출대상 업체뿐 아니라 생성기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적어도 이번 기회에 벤처기업을 단계별로 분류해 그에 맞는 구체적인 지원책을 내놓아야 하겠다.
수출은 어찌보면 한정된 국내시장을 돌파하기 위한 기업체들의 몫이다. 따라서 벤처기업도 수출을 위해서는 스스로 체질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첨단제품을 만들고 시장을 선점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벤처기업의 몫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벤처기업이 현지시장 정보를 풍부하게 습득하고 유통망을 확충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단지 벤처기업은 자금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벤처기업들은 최소한 인터넷이라도 활용해 사이버 마케팅과 무역을 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