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벤처기업(665)

 정치 입문<27>

 

 “의정 활동에서 이제 시작하는 우리의 입장은 한 인생을 놓고 볼 때 청소년기라고 할 것입니다. 청소년은 이유없는 반항을 하는 시기라지만 우리는 이유있는 반항아가 될 것을 다짐합니다. 기성 정치인들은 하나같이 구태의연한 타성에 젖어 있습니다. 우리가 쇄신하고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읍시다. 우리는 각기 다른 정당에 소속되어 있기도 합니다. 정당 정치라는 것이 그런 것이지만, 개인의 의견보다 당의 의견이 앞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원인 이상 당의 정책을 따르고 동조해야 하는 것이 바로 정당 정치기도 하지만, 개인의 의견도 존중을 받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 정치가 아닐까 하고 개인적인 소견을 가져 봅니다. 그러한 견지에서 우리가 소수이기는 하지만, 진정한 정의를 위해서는 목소리를 높이고 힘을 합쳐 도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 일을 하는 데 제가 미력하나마 심부름꾼이 되겠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고 내려왔다. 동료들이 박수를 쳐주었다. 그때는 그 누구도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그 인사말이 나중에 말썽을 빚었다. 특히 집권 여당에서 시비를 걸며 문제화되었는데, 나의 논조가 기존 정치인은 모두 부패해서 이제 처음 의정 활동을 하는 초선 의원들이 쇄신을 하자는 말로 전해졌다. 전혀 틀린 말은 아니지만, 모든 기성 정치인들이 부패해 있다는 식으로 발언한 것이 되어 버렸다. 이 곱지 않은 인사말의 구설수는 내가 소속되어 있는 당 명예총재의 귀에 들어갔고, 그는 나를 불러서 충고를 했다. 김성길 명예총재가 집에 와서 저녁식사를 같이 하자고 했다. 나는 처음에 일상적인 대접으로 생각하고 그를 만났다. 식사를 하면서 그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자네가 초선의원 모임에 회장이 된 것을 축하하네.”

 “고맙습니다. 연로한 분도 있는데 제가 회장으로 뽑혀서 송구하기도 했습니다.”

 “나이가 많다고 회장이 되어야 하는 법도 없고, 그렇다고 젊다고 되라는 법도 없네. 자네가 된 것은 그 만한 리더십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뽑힌 것일세.”

 “제가 무슨 리더십이 있겠습니까.”

 “돈.”

 “네?”

 나는 무슨 말인지 몰라 반문했다. 그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