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첨단 기능을 갖춘 게임기 신모델이 대거 출시됨으로써 게임 판매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비디오 게임 산업이 지난 1년간의 침체에서 벗어나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최근 세계적 게임 전시회인 E3가 폐막되면서 세계 게임업계 3강인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 간의 차세대 비디오 게임 시장 선점 경쟁도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새로운 대화형 오락 개념을 제시하는 업체가 비디오 게임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음은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 http://www.strategyanalytics.com)가 최근 작성한 세계 게임산업 동향에 관한 보고서다.
차세대 비디오 게임 콘솔(게임기) 시장을 두고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 간의 3파전이 가열되고 있다. 소니는 자사의 플레이스테이션(PS)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계속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 PS2 시스템을 지원할 두가지 새 전략(이니셔티브)을 발표했는데 AOL과 리얼네트웍스와의 제휴가 그것이다.
현재 소니는 협대역 및 고속 인터넷 접속을 위한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와 커넥터의 판매를 개시하겠다고 발표했으며 PS2를 이용한 최초의 웹 기반 게임을 올해 말까지 출시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또한 소니는 PS2가 리얼플레이어8과 그 밖의 다른 기술을 통해 스트리밍 비디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리얼네트웍스와 이미 제휴했다. 이뿐 아니라 매크로미디어, 시스코와도 PS2를 지원하도록 합의를 끝내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1월 8일 299달러 짜리 X박스 게임기를 소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닌텐도는 새로운 게임큐브 콘솔을 북미에서 11월 5일에 출시한다. 이 신형 게임큐브가 출시되는 시점에 맞춰 5개의 게임타이틀도 소개될 예정이다.
닌텐도는 10대 초반 어린이들을 주대상으로 게임을 출시해 왔지만 전통적으로 게임업계의 강자로 군림해 왔다. 얼마 전에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닌텐도가 향후 게임 콘솔 경쟁에서 틈새 시장을 개발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이번 주 닌텐도의 신형 게임큐브 관련 발표는 이런 예측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소니는 PS2를 미국에서 300만대,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1000만대를 판매하는 등 현재 형성 중인 차세대 게임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오락 시장에서 구축한 소니의 강력한 입지는 다른 라이벌 업체를 누르고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현재 비디오 게임 이용자들의 증가세는 이러한 장점을 입증하고 있다. 소니는 비디오 게임 업계에서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수많은 캐릭터 상품, 프로그램, 스토리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화형 오락 게임을 위한 멀티 플랫폼 방식을 제공하고 온라인 오락(예를 들면 에버퀘스트) 같은 분야에서 성공함으로써 판매 범위가 더욱 확대되고 제품 공급처가 더욱 다양해졌다.
소니는 PS2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AOL 및 리얼 네트웍스와 제휴관계를 맺음으로써 PS2의 온라인 기능을 강화해 경쟁에서 앞서 나간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PS2를 완벽한 홈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타 비디오 게임의 콘솔 제조업체가 차세대 비디오 게임 콘솔 시장에서 소니를 왕좌에서 끌어내리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PS2는 AOL의 주력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AOL이 이 분야에서 벌이는 다른 사업(AOLTV, 디렉TV, 인터넷 어플라이언스 등)에서 PS2와 같은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X박스에 엄청난 자원을 투입했다. X박스는 기술적으로는 PS2보다 더 강력한 시스템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X박스 시스템 마케팅 비용에 5억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가 주요 게임 개발업체와 제휴를 맺음에 따라 X박스의 출시 시기에 맞춰 15∼20개의 게임 타이틀도 출시될 전망이다. X박스 시스템은 모뎀이 내장돼 있기 때문에 고속 네트워크 접속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게임 데모를 볼 때 완성도가 낮기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출시 예정일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주도적인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엄청난 물량을 투입했지만 소니에 비해 비디오 게임 시스템을 개발한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 3사는 차세대 게임 시장에서 완전히 차별화된 시장 접근 방식을 보이고 있다.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신형 게임 시스템을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홈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반면 닌텐도는 자사의 게임큐브를 좀더 전통적인 비디오 게임 시스템으로 소개하는 한편, 온라인 기능에도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다.
각 게임 시스템은 세계적 가전 업체의 지원을 받고 있다. PS2의 경우 소니 자체가 세계적 가전 업체이고 닌텐도는 파나소닉과 관계를 모색 중이며 마이크로소프트는 톰슨멀티미디어와 벤처 설립을 발표했다.
톰슨멀티미디어는 X박스 시스템을 위한 DVD ROM 드라이브와 리모콘 및 플러그인 컨트롤러 기를 갖춘 X박스 DVD 플레이백 키트 등 다양한 하드웨어, 기술, 부품,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세계 4대 가전 업체 중 하나인 필립스는 이런 제휴 협력 경쟁에서 제외됐다는 점이다. 지금 필립스는 라이벌 가전업체들이 새로운 시스템을 출시한 후 올릴 매출을 생각하고 질투심에 휩싸여 있을지도 모른다.
케이블과 DSL 네트워크 사업자들은 PS2와 X박스가 출시됨에 따라 발생하는 광대역 접속에 대한 수요 증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는 광대역의 경우 유럽보다 미국에서 더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표1참조
새로운 게임 플랫폼은 더욱 깊이 있고 다양한 게임이 제공될 예정인데 이들 중 몇몇 게임은 엔터테인먼트의 가치를 더욱 높여줄 전망이다.
라이프스타일 게임이 이들 플랫폼상에서 더욱 일반화 될 것이고 게임 대회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TV 방송국과 서비스 사업자들은 언젠가는 ‘월요일 밤 풋볼(Monday Night Football)’ 같은 유명 프로그램이 주간 온라인 게임 프로그램과 동일한 시간에 방영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비디오 게임 시장은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다. 시장 범위가 확대되고 있으며 이용자들도 급격히 늘고 있다. 소니는 이러한 변화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모든 새로운 게임 시스템이 나름대로의 강점을 지니고 있지만 소니의 PS2는 차세대 비디오 게임 콘솔 시장에서 계속 선두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그 세력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PS2의 폭발적인 인기, 온라인 엔터테인먼트에서의 성공, 온라인 업계 핵심 기업들과의 제휴,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의 튼튼한 기반 등 많은 핵심 요소들의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요한 비디오 게임 경쟁에서 승리하는 기업이 결국 미래의 비디오 게임 콘솔 시장을 장악하게 될 전망이며 이로 인해 비디오 게임 콘솔은 더욱 광범위하고 강력한 홈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에 위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결론
소니,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새로운 비디오 게임 시스템을 출시하거나 혹은 개발함에 따라 미래 비디오 게임 시장은 이들 3사의 치열한 경연장이 되고 있다.
특히 광대역 홈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들이 개발하고 있는 시스템이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콘셉트를 지원하는 중요한 신규 플랫폼으로서 부상해 결국에는 기존의 TV 기반 서비스와 한판 경쟁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몇년 동안 광대역 홈 엔터테인먼트 시장 선점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소니는 비디오 업체 중 첫번째로 2000만대의 콘솔 판매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소니는 AOL타임워너와 강력한 제휴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로부터 위협적인 도전을 받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광대역 환경에서는 X박스가 더 우세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소니/AOL타임워너의 강력한 힘에 대항하기 위해서 주요 미디어 업체와 제휴를 추진할 수도 있다. 비방디유니버설과의 제휴는 그 중 일부다.
<정리=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