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통신장비업체 알카텔(http://www.alcatel.com)이 미국 루슨트테크놀로지스(http://www.lucent.com)를 인수합병(M&A)하기 위한 협상이 임박한 가운데 두 회사가 합병에 의한 상승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과 합병이 절차상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확대되고 있다.
뉴욕타임스(http://www.nyt.com)에 따르면 시장조사회사 델로로그룹의 톰 델로로 CEO는 “두 회사의 사업이 상당히 겹치기 때문에 합병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특히 ATM스위치와 DSL 등의 분야에서는 양사 사업이 75% 이상 중복된다고 지적했다.
또 전문가들은 앞으로 양사가 어렵게 합병에 합의하더라도 미국 재무부에 소속된 외국투자위원회를 비롯해 국가안전위원회·중앙정보부(CIA) 등으로부터 루슨트의 매각이 반독점법에 저촉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국가안보에도 위협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납득시켜야 하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지적했다.
이같은 부정적인 시각은 주식시장에도 반영돼 루슨트 시가총액이 양사 합병가능성이 처음 제기된 지난주 금요일 340억달러에서 최근 329억달러까지 떨어졌으며 알카텔도 같은 기간 시가총액이 390억달러에서 350억달러까지 10% 이상 폭락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알카텔은 최근 “루슨트 주식의 액면가격 외에 경영권을 인수하는 데 따른 특별보상(프리미엄)을 한푼도 해줄 수 없다”고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로펌 코빙턴&버링의 임원 제라드 왈드론 변호사는 “미국사람들은 벨연구소의 유산을 물려 받은 루슨트의 명성이 크게 퇴색한 것은 틀림없지만 경영권이 외국인 손에 넘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큰 거부감을 갖고 있다”며 정서적으로도 알카텔 합병이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