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과 휴렛패커드가 공동으로 개발해 온 아이태니엄(코드명 머세드)과 이를 탑재한 시스템이 29일(현지시각) 출시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에 선보인 아이태니엄은 64비트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프로세서로 고성능 서버 시장을 겨냥해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이 프로세서는 733㎒에서 800㎒의 클록속도를 제공하며 가격은 1177달러에서 4227달러다. 이날 휴렛패커드가 함께 선보인 아이태니엄 시스템의 가격은 7000달러다.
휴렛패커드 이외에도 델, 컴팩, IBM, 실리콘그래픽스 등이 내달까지 아이태니엄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며 올해 중으로 25개 컴퓨터 제조업체들이 35개 이상의 아이태니엄 모델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PC 시장의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텔은 이번 아이태니엄 출시로 선과 IBM이 주도하고 있는 고성능 서버와 워크스테이션 시장에 파고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일부 분석가들은 올해말 아이태니엄의 두번째 버전인 매킨리(코드명)가 나올 때까지 아이태니엄 시스템의 수요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토머스웨이젤파트너스의 분석가인 에릭 로스는 “아이태니엄은 실질적으로 매킨리의 베타 제품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주목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휴렛패커드는 아이태니엄 아키텍처 개발에 직접 참여했기 때문에 다른 컴퓨터 제조업체들보다 유리한 입장에 설 것으로 보인다.
인텔과 휴렛패커드는 지난 94년 6월 64비트 프로세서를 개발키로 제휴, 99년까지 아이태니엄을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기술적인 문제 등으로 여러 차례 발표를 미루어오다 예정보다 2년 늦은 이번에 발표하게 됐다.
한편 인텔은 이번 아이태니엄 발표와 함께 펜티엄Ⅲ와 셀러론 칩의 가격을 38% 가량 인하하고 휴대형 펜티엄Ⅲ의 가격도 24% 낮췄다. 분석가들은 인텔의 가격인하조치에 대해 “처리속도가 보다 빠른 칩이 생산되기 시작한데다 AMD와의 경쟁이 심화한 데 따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