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의 침체로 일본과 대만의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설비 확장 계획을 유보 또는 취소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도시바를 비롯한 일본 5개 주요 반도체업체들이 올들어 이미 자본지출을 작년대비 28％ 줄였으며 추가적인 지출 감축 계획을 세웠다고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도시바는 올해 1400억엔을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지난 4∼5월 설비주문여부를 결정하지 못해 시장상황에 따라 계획을 재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히타치도 이바라키현의 합작사 설비확충에 550억엔을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이 회사 관계자는 “반도체 수요가 늘지 않을 경우 증산 계획을 내년으로 미룰 것”이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시장 상황이 급변함에 따라 현재 대부분의 반도체업체들은 일반적으로 6개월마다 재점검했던 투자계획을 매월 또는 매분기마다 실시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미국 반도체장비협회(SEMI)의 통계를 인용해 대만 반도체업계에서도 설비투자가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SEMI는 지난 1·4분기 대만의 반도체생산설비에 대한 투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4.5％나 감소한 11억3000만달러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대만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위에서 5위로 밀려났다.
SEMI는 대만의 투자감소에 대해 TSMC와 UMC의 투자 축소가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TSMC와 UMC는 각각 올해 설비투자규모를 38억달러와 28억달러로 잡았으나 올들어 각각 21억9000달러와 15억달러로 하향조정했다.
지난 99년 이후 시장침체의 영향을 받고 있는 윈본드 일렉트로닉스와 난야테크놀로지, 모셀바이텔릭, 뱅가드인터내셔널세미컨덕터 등 D램 메이커도 설비투자 규모를 줄이고 있다.
SEMI는 대만의 9대 반도체생산업체들의 총지출은 계획보다 줄어든 1000억대만달러로 추정되며 이들 가운데 매크로닉스인터내셔널만 8인치 팹 설비를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을 뿐 나머지는 모두 계획을 유보하거나 취소했다고 전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