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지난 1월 미국 첨단기업이 몰려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정전사태로 인해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업체들이 최소한 수천만달러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뒤이어 지난 3월 또다시 정전사태가 발생해 이 지역 120만가구와 선마이크로시스템스, AMD, 브로드컴 등의 IT업체도 피해를 입었다. 세계적 IT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캐너스인스탯그룹(Cahners In-Stat Group http://www.instat.com)은 서버나 웹사이트 등을 호스팅 서비스하는 사업자들의 역할이 이번의 전력사태로 인해 더욱 중요해졌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다음은 그 보고서의 요약 내용이다.

 얼마전 대대적으로 언론에 보도됐던 캘리포니아주 정전사태는 전기가 필수품이 된 현재의 디지털경제에서 전기부족이 기업에 얼마나 큰 위협이 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을 잘 보여주었다. 캘리포니아주 당국이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미국 전역의 에너지 소비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는 실리콘밸리뿐 아니라 다른 하이테크 지역에서도 똑같은 정전사태가 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

 버지니아 페어팩스(Fairfax)의 컨버전스 코리도(Convergence Corridor)에서 텍사스 오스틴의 실리콘 힐(Silicon Hill)에 걸쳐 있는 많은 인터넷 기업들은 ‘가상’ 기업을 건설하려다 전기부족이라는 ‘현실’ 세계의 장애에 당혹스러웠다.

 ◇에너지 위기는 오히려 호기=하지만 캐너스인스탯그룹은 오히려 엑소더스(Exodus), AT&T, 퀘스트(Qwest) 등 호스팅 인프라 서비스 사업자들에게는 현재의 에너지 위기가 호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캐너스 조사에 따르면 중기업(종업원 500∼999명) 및 대기업(종업원 1000명 이상) 중 상당수가 기간사업(mission critical)을 온라인으로 이전했거나, 아니면 1년 후 이전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호스팅 인프라 사업자의 자산은 견고하고 분산된 인프라에 기초한 연속성과 가용성이 높은 애플리케이션을 기업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이번의 전기부족이나 혹은 지진발생 가능성 등을 고려해 볼 때 기업들은 호스팅 인프라 사업자가 일반 사용자에 대한 지속적인 액세스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나 회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재난과 재해를 두려워하면 할수록 호스팅 인프라 사업자들에게는 자신들의 능력을 강조할 수 있는 호기로 작용할 수 있다.

 ◇기회의 이용=캐너스인스탯그룹은 기업이 미션 크리티컬한 애플리케이션의 아웃소싱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바로 지금이 호스팅 인프라 서비스 사업자가 그들의 능력을 보여주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라고 권고하고 있다.

  대기업들에 있어 재난, 재해는 사업의 연속성을 제공하려는 그들의 능력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호스팅 인프라 사업자가 대기업의 이런 우려를 잘 이용하기 위해서는 △세계 정상급 시설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 △사업의 연속성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 △비상계획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 등을 보여 주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사업은 e비즈니스=대기업들이 온라인 POP(Point of Presence)를 구축하는 개념을 처음 이해하기 시작했을 때 많은 업체들은 ‘e사업부’를 위한 별도의 조직을 구축하기 위해 실리콘밸리와 사이버 전문가(guru)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이에따라 인터넷에 있어 싱크탱크라고 할 수 있는 캘리포니아는 다시 한번 골드러시(gold rush)의 현장이 되었고 미국 경제는 전반적으로 디지털화의 길을 걷게 되었다.

 기존에 기업은 기존 오프라인 사업과 웹상의 비즈니스를 별개의 존재로 간주했지만 이제 이 개념은 변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업의 고객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관련회사와 접할 뿐 ‘e고객’의 개념은 미미하다.

 인터넷이 독립적인 채널로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한 회사들은 이제 오프라인과 온라인 두개의 채널을 통합하는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 업체들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통신채널과 관계없이 일관적이고 적절한 느낌을 고객, 직원, 공급업체, 협력회사 같은 일반 사용자에게 주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

 그 결과 업체들은 자신들의 미션 크리티컬한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기 위한 견고한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대부분의 업체들의 경우 이런 종류의 하이엔드 인프라를 구현할 수 있는 재정적, 인적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부 대기업은 아웃소싱을 통해 사내 애플리케이션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전자상거래를 위한 인터넷=초기에 인터넷은 쉽게 구해 볼 수 있는 저렴한 팸플릿을 제공하는 정도로만 사용됐으나 점차 발전해 이제는 사업과정을 효율화하는 양방향(인터액티브) 통신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인터넷은 세계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이를 이용해 조직 안팎에서 일반 사용자와 접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회사의 중요한 데이터를 이용할 수도 있게 됐다.

 이런 이유로 기업은 온라인으로 사업방식을 이전함과 더불어 높은 가용성이 필요한 환경으로 옮겨가게 됐다. 이는 고객이나 사이버 세계를 배회하는 뜨내기 이용자들을 포함해 모든 유형의 일반 사용자들은 정보는 언제든 액세스가 가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애플리케이션을 온라인으로=하지만 기존 오프라인 환경에서 하던 사업을 온라인으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분명한 확신이 필요하다. 조사에 따르면 규모에 관계없이 기업은 사업의 일부를 웹(web)화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지만 실제 웹으로의 이전작업은 매우 신중하게 진행되고 있다.

 캐너스인스탯그룹은 2000년에 수행한 한 조사에서 대기업 77%와 중기업 65%가 온라인으로 제품을 조달함으로써 온라인 조달(online procurement)이 가장 주요한 분야가 된 반면 다른 미션 크리티컬한 애플리케이션은 온라인화가 저조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사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기업에 접속하기를 원하게 되면서 기업들이 고객관계관리(CRM)처럼 인터넷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 그리고 공급자/구매자 상호관계관리, 공급망(supply chain)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몰려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션 크리티컬한 애플리케이션의 아웃소싱=캘리포니아의 전력부족사태는 호스팅 인프라 사업자를 이용하는 것이 운영 측면에서뿐 아니라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그 영향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었다.

 캐너스인스탯의 조사에 따르면 애플리케이션의 아웃소싱은 이 분야에서 생소한 것이 아니다. 조사대상 중 40% 이상이 1999년 말 기준으로 최소한 1개의 애플리케이션을 아웃소싱했다고 응답했다. 또 조사자료에 따르면 약 20%의 업체들이 2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을 아웃소싱했다(최대 6개).

 정전 같은 문제에 관한 한 호스팅 인프라 사업자는 위와 같이 아웃소싱을 원하는 업체들로부터 사업을 유치할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급 애플리케이션의 아웃소싱=조사대상 기업 중 42%는 회계나 금융 애플리케이션을 아웃소싱했으며 4%는 1년 이내에 아웃소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29%는 거래 프로세스를 아웃소싱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많은 업체들이 1년 내에 아웃소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결과는 인터넷 웹사이트를 개설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결론=캘리포니아의 정전사태로 미국과 전세계의 기업들은 지속적인 사업운영이 생존에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됐다. 더 중요한 것은 이제 기업들은 자신들의 인프라가 천재나 인재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금은 호스팅 인프라 서비스 사업자가 미션 크리티컬한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의 지속적 운영과 가용성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할 수 있는 적기다.

 <정리=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