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씨티로 김영복 사장
인터넷은 사회저변 곳곳에서 기본인프라로 자리잡아가며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건설분야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건설은 그러한 정보혁명의 중심에 놓여 있을지도 모른다. 건설과 관련을 맺고 있는 사람들이 이를 인식하는지의 여부와 무관하게 이미 변화는 급속도로 시작되고 있다.
사람들의 행동양식을 분석한 최근의 한 연구조사에 의하면 보편적인 사람들이 하루 평균 90%이상을 오피스공간이든 주거공간이든 건물내에서 생활한다고 한다. 21세기 정보화가 궁극적으로 인간의 행동양식에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온다면 인간이 가장 많은 시간을 소요하는 건물의 기능변화는 거의 필연적이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의 사이버아파트나 정보화아파트, 지능형아파트로 불리는 일련의 주택시장의 새로운 조류들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지금까지와는 한 차원 다른 산업시대의 주택에서 정보시대의 주택으로의 진화과정에 이미 접어들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지능형아파트는 크게 두가지 영역으로 대별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아파트라는 건물전체의 자동화내지는 정보화영역이며 둘째는 아파트내의 구체적인 주거공간인 가정내의 정보화영역이다. 물론 두 영역은 각각 고유의 특성을 갖고 있지만 상호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IBS사업이라 함은 이러한 영역을 대상으로한 사업이라고 광의의 정의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IBS가 폐쇄형 아키텍처였다면 현재의 IBS는 개방된 아키텍처로 자연스런 통합이 가능해지고 있다. 이러한 아키텍쳐의 변화는 단순한 기술변화를 넘어서 많은 사회적 영향을 가져오려 하고 있다.
지능형아파트의 IBS는 이런 의미에서 보다 심도깊은 접근이 요망된다. 아파트공급업자인 건설업체·IBS업체·아파트의 주거기간동안 관리를 담당할 관리업체, 단지내 IBS기반의 서비스를 담당할 서비스업체, 디지털 가전업체 등이 서로 상이한 이해관계를 갖고 접근하는 상황에서 바람직한 지능형아파트의 추진에는 여러가지 난점을 안고 있다. 현재 가장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은 공급업자인 건설업체일 것이다.
건설업체가 단순한 주거용 구조물로서의 아파트공급에 초점을 맞추고 IBS를 시공의 원가절감차원이나 분양효과를 고려하여 단품적 성격에서 도입하여 IBS 통합업체를 하도급업체로 수행하는 구조로는 바람직한 지능형아파트의 구현은 요원할 것이다. 지능형아파트는 설계시부터 관리를 비롯한 그 아파트에서 구현될 서비스, 생활의 시나리오까지를 감안하여 기획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IBS업체나 관리업체, 서비스업체가 지능형아파트를 위한 건설업체의 파트너로서의 위상정립이 필요하다. 건설은 구조물을 시공한 후 그 수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생활의 품질을 제공하는 소프트한 산업으로 변모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건설사를 정점으로 하는 수직적 분업관계가 아닌 앞서 언급한 관련업종들과의 수평적 협업관계로의 사업수행상의 구조조정도 필요할 것이다.
지능형아파트의 수익비용구조는 분명하다. 지능형아파트는 지금까지의 일반아파트보다 시공비를 상승시킬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그러한 비용은 지능형아파트가 가져다줄 생활비용(관리비·에너지·통신비 등)의 절감과 그보다 더 중요한 생활편의증진이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기 때문에 단순한 분양촉진수단 및 시공원가상승이라는 시각을 탈피해야 한다.
이러한 시각은 주도권을 쥐고 있는 건설사가 지능형아파트의 생산주기를 시공후 하자보수까지로 한정하는 데서 발생한다. 현재는 지능형아파트가 사회도입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지능형아파트와 이를 뒷받침하는 IBS기술 및 관련서비스들은 산발적이고 단발적인 접근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향후 지능형아파트가 사회보편적인 주거형태로 자리매김을 해감에 따라 지능형아파트라는 새로운 복합상품에 대한 접근은 앞서 언급한바와 같이 새로운 가치사슬에 의한 새로운 협업관계로의 전환을 요구해 올 것이다. 남은 문제는 관련 업체들이 능동적으로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갈 것인가 아니면 수동적으로 재편될 변화에 따라갈 것인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