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인터넷전화국사업자 애니유저넷(대표 송용호)과 온·오프라인 통합형 통신사업자 엠터치(대표 이영훈)의 직원들은 요즘 제각기 상대방 회사에 대한 감정이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지난 4월 12일 음성데이터통합(VoIP)사업부문에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바 있는 두 업체는 최근 엠터치의 경영권 변동과 합병 등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적대적 시장경쟁관계로 돌변하는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두 업체는 앞으로 폰투폰 방식의 인터넷전화서비스시장에서 ‘필사즉생’의 정면승부를 걸고, 상대방을 눌러야 사는 처지가 불가피해졌다.
애니유저넷은 이미 인터넷전화국사업을 본격화한 상황이고, 엠터치도 최종 결정은 남아있지만 티어원네트웍스와의 합병을 공식화함으로써 어쨌든 같은 인터넷전화국사업을 주력사업으로 끌고가야 할 입장이다.
더구나 애니유저넷과 티어원네트웍스는 각각 인터넷전화협회와 인터넷전화번호체계컨소시엄의 회장사를 맡고 있어 앞으로 표준 및 번호체계 등 인터넷전화서비스의 골격을 이루는 사안에 대해 사사건건 맞붙어야 하는 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두 업체의 껄끄러운 관계에 동종업계의 타 사업자들은 “당사자들로서는 유쾌하지는 못하겠지만 급변하는 사업환경에서는 충분히 생길 수 있는 일”이라며 담담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어쨌든 두 업체는 그야말로 제휴조인서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등 뒤에 숨겨놓은 칼을 빼들고 싸워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