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적재산권 체계적 대응을

반도체나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등 첨단부품 분야에서 간혹 발생하던 특허 침해 분쟁이 일반 부품 분야로 확대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여러 가지로 우려할 만한 일이다.

 국내의 한 대형 전자업체가 미국의 특허 보유업체로부터 네오디뮴(Nd)자석의 물질 특허 침해를 이유로 제소당했으며 청색 LED와 홍채인식 분야에서도 이같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다.

 특허 침해는 특허를 보유한 업체가 주장만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기술이 복잡하고 다양하기 때문에 실제로 특허를 침해했는지 여부는 따져봐야 한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특허 보유업체가 주장하는 특허를 침해했는지를 속단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국내 업체들이 특허 침해 분쟁에 휘말리는 것은 여러모로 좋지 않다. 지적재산권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는 상황에서 특허 침해 분쟁이 생기면 해당업체는 물론이려니와 국가 이미지도 크게 손상될 수 있다.

 또 특허 침해 소송에 휘말리면 그 결과에 관계없이 소요되는 시간과 자금이 무시하지 못할 만큼 클 수도 있다.

 만에 하나라도 특허 침해로 판정이 날 경우 특허료보다 훨씬 많은 보상을 해주어야 하는 경우가 생겨 손해도 무시할 수 없다. 드물기는 하지만 이같은 비용이 기업 존립에 큰 타격이 되는 경우도 있다.

 특허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 사전에 특허료를 지불하고 그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나을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될 수 있는 대로 특허분쟁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지적재산권을 존중하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우리나라도 이젠 전자산업 분야에서는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외국에 특허 침해를 이유로 제소하는 일이 더러 있다. 우리의 기술과 특허가 중요하듯 상대방의 그것도 존중하고 보호해 주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다음으로는 특허 출원 여부에 대한 사전의 면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애써 개발한 기술이 어느 누군가가 벌써 특허를 출원해 놓은 것이라면 개발에 들인 노력은 헛수고와 다름없다. 따라서 개발자 등은 제품을 기획하거나 개발하기 전에 특허 여부를 조사하는 것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특허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완비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고의성이 없다면 모르고서 특허 침해를 저지르는 것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또 상대방이 출원한 특허 내용을 정확하게 알고 있으면 유사한 기술이라 하더라도 특허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국내 업체들이 특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특히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는 그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근본적으로는 우리가 원천기술을 확보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특허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원천기술 확보는 많은 인력과 시간이 소요되는 일이기 때문에 어려움은 따르지만 그것 없이는 특허분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