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가전 제조업체인 마쓰시타전기산업과 동종 업체인 프랑스 톰슨멀티미디어가 브라운관 사업의 통합을 추진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경제신문’은 이들 두 회사가 유럽에 합작사를 설립해 공동으로 생산·개발에 착수하는 것을 비롯, 중국이나 북미에서도 협력하는 방안 등 사업 통합의 구체 안을 놓고 막판 교섭을 벌이고 있다고 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달 말 마쓰시타전기의 나카무라 구니오 사장과 톰슨의 테리 브렌튼 회장이 브라운관 사업 통합에 대해 의견 일치를 본 뒤 양사의 협상이 급진전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앞으로 합작사의 규모와 설립 시기, 생산·개발 체제 등을 정리해 이달 중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들 두 회사는 브라운관 사업의 통합을 계기로 통신기기 관련 분야 등에서도 제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마쓰시타와 톰슨 두 회사의 브라운관 사업 통합 추진은 한국 및 대만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에 대응, 공동 개발·생산으로 제조비용을 낮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마쓰시타는 TV용인 둥근 브라운관이나 모니터용 브라운관을 중국 등에서 생산하고 고화질의 디지털방송 대응 평면 브라운관은 일본을 비롯 미국, 독일, 말레이시아 등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톰슨은 이탈리아와 폴란드·멕시코 등 주로 유럽과 중미에서 다품종의 브라운관을 생산, 지역적으로 거의 중첩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양사는 생산을 상호 보완해 제조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으로 판단, 미국과 유럽 및 아시아 등 지역별로 공동 공장을 설립하고 품목별로 생산을 분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사는 신형 브라운관 개발에서도 협력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공동 생산 거점에서 제조한 브라운관은 각각의 브랜드로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운관의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억수천만대로 추정되고 있는데, 마쓰시타와 톰슨은 각각 7% 정도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생산 통합에 따라 양사는 이미 브라운관 사업 통합을 결정한 LG전자와 네덜란드 필립스 연합(25%), 삼성전자 그룹(20%)에 이어 대만의 중화영관(中華映管)과 함께 3위 그룹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