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IT 인프라 낙제

 세계 최강 미국의 외교를 담당하고 있는 미국 국무부의 정보기술(IT) 점수는 얼마나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낙제점’이다.

 CNN(http://www.cnn.com)은 이에 대해 세계 최첨단국 미국의 ‘대외 얼굴’인 국무부가 전혀 첨단적이지 못하다고 꼬집고 있다. 또 미국의 유력한 싱크탱크 중 하나인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제임스 린드세이 박사는 “미국 국무부의 IT수준은 마치 1940년대말과 같으며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1800년대말 같던 상황이 조금 개선된 것”이라고까지 혹평하고 있다.

 수천명에 달하는 국무부 직원들은 현재 외부와 전자우편을 주고 받지만 인터넷망은 대부분 수십개의 대학과 공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인터넷이 되는 컴퓨터를 가지고 있는 국무부 직원은 ‘행운아’로 표현 될 만큼 인터넷 접속 컴퓨터가 소수다. 이때문에 인터넷 접속을 위해 다른 사무실로 가야 하는 번거로운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세계최대 인터넷업체라인 아메리카온라인(AOL)의 전임 이사였던 콜린 파월이 올해 국무부의 수장으로 부임하면서 국무부의 낙후된 IT인프라가 개선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파월 국무 장관은 취임 초기 “국무부의 IT 수준에 놀랐다”고 밝히며 “국무부 어디서나 인터넷이 가능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그는 전임자와 달리 의회에 수차례 예산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린드세이 박사는 “국무부가 이전에도 IT수준 향상을 위해 예산을 요구했지만 항상 우선 순위에서 밀렸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국무부 직원들은 “파월의 부임으로 마침내 이것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반기고 있다.

 국무부는 현재 IT 인프라 개선을 위해 의회에 1억1000만달러의 예산을 요구해 놓고 있다. 이 돈으로 국무부는 약 3만대의 컴퓨터를 인터넷과 연결시킬 계획인데 이중 1만2000대는 국무부내 컴퓨터가, 그리고 나머지 1만8000대는 미국 밖에 있는 컴퓨터가 그 대상이다.

 국무부 정보자원을 총괄하고 있는 버바노는 “4년 전에 왕사의 컴퓨터를 펜티엄 급 데스크톱으로 교체한 적이 있다”고 언급하며 “새로운 컴퓨터로의 업그레이드와 인터넷 접속 인프라 구축에는 약 18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