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기본없는 전통기업 e비즈

 “전통기업의 e비즈니스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원칙을 지켜야만 합니다.”

 ‘전통기업의 e전이가 성공하려면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여러 컨설턴트가 말하는 공통된 정답이다. 실제로 요즘 e비즈니스 업계에 가장 많이 쓰이는 용어가 B2B(Back to Basic)다.

 그럼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것은 전통기업 e비즈니스 담당자들의 태도다. 결코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컨설턴트의 말을 그대로 옮겨 놓으면, ‘이만큼 왔으니 이쯤에서 타결을 보겠다’는 어정쩡한 태도로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본기는 갖추고 있느냐, 결코 아니기에 사태는 더욱 심각하다.

 “해외 주요 e마켓플레이스에 참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한 컨설턴트가 뜬금없이 기자에게 말문을 열었다. 의아해하는 기자에게 그는 국내 굴지의 그룹사 e비즈니스 전담팀이 자신에게 던진 질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그룹차원에서 e비즈니스 전략을 추진해 오던 전문가들이, e마켓플레이스만 해도 몇개를 만들었던 그들이 이런 가장 기본적인 질문을 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아 기막혔다고 컨설턴트는 말했다. 어쩌면 이런 사태는 진작부터 예상돼왔는지도 모른다.

 다른 컨설턴트는 대부분 기업의 e비즈니스 전략이 너무 낙관적이라고 비판한다. 기업의 e비즈니스 전략을 컨설팅한 결과, 대여섯가지의 시나리오를 작성해 e비즈니스 전담팀에 올리면 그들이 선택하는 것은 백이면 백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라는 것이 그의 고백이다. 전담팀의 존재의미를 뒷받침하기 위한 논리차원에서 채택된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심하게 말하면 결국 기본을 갖추지 않은 채 여태 신기루를 쫓아 무조건 앞만 보고 달려왔다는 얘기밖에는 안된다.

 요즘 전통기업의 e비즈니스 전략이 급격히 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형식갖추기에 급급했던 이전보다는 훨씬 진전된 모습이기에 희망이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고유한 사업영역의 강점을 갖고 e비즈니스 전략을 짜는 것보다는 타인의 시각에 무게를 두는 이들도 남아있다. 기본으로 돌아가자.

 <디지털경제부·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