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678)벤처기업

마지막 승부<6>

 “북한의 컴퓨터 산업도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특히 고인이 되신 김정일 주석님의 냉동 장치는 세계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 말에 김성희는 겸연쩍어 하면서 피식 웃었다. 김정일은 죽으면서 훗날 과학이 발전되어 소생 기술이 고도화되면 다시 소생하려는 생각으로 자신의 시신을 냉동 처리하였다. 이 냉동 장치는 미국이라든지 러시아에서 일부 사용하는 기술이었는데, 북한에서는 그 기술을 개발했던 것이다. 사람의 심장이 멎는 순간, 모든 장기가 부패하기 직전에 냉동시켜 언 상태로 백년이고 천년이고 보관하는 일이었다. 훗날 과학이 발전되어 그 냉동된 시체를 해동시켜 다시 소생시킨다는 영생 불멸의 공상이었다. 공상이지만 그것이 실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냉동 기술은 고도의 컴퓨터 제어장치가 필요하다. 냉동되는 순간 뇌 세포가 파괴될 가능성이 있으며 뇌세포가 파괴된다면 나중에 소생한다고 해도 아무 의미가 없다. 인간은 심장의 박동이나 호흡만이 전부는 아니다. 뇌에서 인식하고 판단하고 기억하는 것이 없다면, 심장 박동이나 호흡의 지속은 동물적인 기능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최 의장님은 과거에 소프트웨어 기술자라고 들었습네다. 모든 기기를 자동화시키는 제어장치를 개발하였다고 들었습네다. 우리 북조선에서도 지금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네다. 많이 도와주십시오.”

 “김 위원장님, 그렇지 않아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고 그 업체 책임자들과 기술자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북한의 경제 담당자들과 함께 협력할 수 있는 방도를 찾아보았으면 합니다.”

 나는 한국 정부의 대표 입장도 아니고 대북 정책을 실행하는 행정부의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결정적인 말은 회피했다. 그러나 의회 대표로서 양쪽 경제인들에게 만남의 장을 마련할 수는 있었다.

 일부에서는 나의 그러한 행보는 대통령 선거를 위한 포석이며 전략이라고 비난했다. 부통령에 출마하려는 속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이상하게 그 사실은 드러나지 않고 대통령 출마설로 번지고 있었다.

 북한 TV수상기 수리사업과 자동시스템 개발 육성은 북한 주민에게 호응을 얻었다. 그들에게 인기를 얻자 일부 정치인들은 내가 다음 통일공화국 대통령을 꿈꾸고 있다는 식으로 비난하기도 하였다. 통일공화국 대통령의 꿈은 세상을 떠난 김성길 명예 총재가 잠깐 가져보았던 일이었다. 그러나 나는 거기까지 생각해 본 일도 없고 내 생전에 완전한 통일이 될지도 불확실한 일로 생각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