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화해와 협력의 물꼬를 튼 역사적인 ‘6·15 남북정상회담’이 한돌을 맞았다.
지난 1년 동안 우리는 이산가족 상봉·금강산 관광·경의선 복원 등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평화와 통일의 싹들을 키워왔다.
정상회담 후 잘나가던 남북간의 화해 협력은 올초 미국 부시 대통령 취임과 함께 북·미 갈등으로 소강상태에 놓이게 됐다. 그러다가 이달초 부시 미국 행정부의 대북 대화 재개 방침이 발표되는 등 한반도 주변정세가 호전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지난주에는 현대와 북측간에 금강산 육로 관광과 관광특구 지정문제가 타결되어 내년부터는 육로 금강산관광이 가능해졌다. 이번 육로 개설 합의는 분단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휴전선이 뚫린다는 민족사적인 의미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남북 공동선언 이후 경제 교류협력분야에서는 그 어느 분야보다도 꾸준하고 활발한 진전을 보여왔다. 교역건수와 교역량도 지난해보다 60∼70%가 증가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무엇보다 인적 교류가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활발해졌다.
최근 언론보도를 보면 그 중에서도 정보통신·소프트웨어 분야 기업가·학자들의 교류는 눈에 띌 만큼 많아졌고 남북간에 적지않은 합의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는 소식이다. 정보통신기술 분야가 정치적 고려와 부담없이 남북 교류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볼 때 이는 바람직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남북간 정보통신기술 교류는 민간차원에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남북의 동질성 재확인과 신뢰성 구축에 커다란 공헌을 하고 있다. 이는 정치적 측면에서는 당장 직접적인 영향력이 크지 않을지라도 경제적 측면에서는 남북관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이와 관련해서 향후 정보통신기술의 교류는 단기적인 경제이익뿐만 아니라 향후 남북의 정보격차 해소에도 밑거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앞으로 남북간 정보통신기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좀더 체계적인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기업은 물론 관련 정부 기관과 민간기구들의 역할 분담이 정립돼야 한다. 언론도 남북간 협력의 필요성과 바람직한 방법 등에 대해 올바른 의견을 전달해 줘야 할 것이다.
현재 남한의 경우 경기가 저점을 통과하여 서서히 활기를 되찾을 모양이고 남북한이 혹독한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남북사이에는 화해·협력 이외의 길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전처럼 반목과 대립의 관계가 지속되어 천문학적인 군사비를 쏟아붓는다면 남과 북의 경제 회생이나 경제 대국으로의 발전은 영원히 요원할 것이다. 이제 주변 정세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지속적이고 꾸준하게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장용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