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통신 시장에 대한 외국 자본의 관심이 빠른 속도로 냉각돼 가고 있다고 ‘일본경제신문’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 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이 합작사의 주식을 매각키로 결정한 것을 비롯해 텔레콤말레이시아 등 현지 통신사업자들의 자본 제휴 교섭도 난항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양상은 외국 자본들의 투자 여력이 크게 떨어져 투자 대상을 엄격히 선별하는 가운데 정치권의 이해에 따라 기업 경영이 좌우되기 쉬운 말레이시아의 모순된 기업 문화에 실망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외국 자본의 냉담한 자세가 계속되면 말레이시아 정부가 올해 말 사업권을 교부, 추진할 예정인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사업은 자금과 기술 양면에서 순조로운 진행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이 신문은 내다보고 있다.
BT는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최대 휴대폰 사업자 마키시스 커뮤니케이션스 주식을 매각키로 했다. 이 회사는 98년 마키시스에 33.3% 출자했는데, 전량을 이번에 합작 상대 기업인 우사하데카스에 3억5000만파운드(약 700억원)를 받고 팔게 된다.
한국과 싱가포르에도 출자하고 있는 BT가 마키시스 주식을 먼저 내다팔게 된 것은 ‘말레시이아 시장의 장래성에 대한 평가가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이라고 시장 분석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또 현지 업체의 외자 유치도 난항을 보이고 있는데 한때 독점 사업자였던 텔레콤말레이시아는 지난해 일본전신전화(NTT)와 자본 제휴 협상을 벌였으나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또 동남아 지역의 금융위기로 경영이 악화된 신규 통신사업자 타임닷컴도 지난해 5월부터 싱가포르텔레콤과 자본 제휴 교섭을 벌여왔으나 최종 단계에서 무산됐다. 타임닷컴의 경우 싱가포르를 경유해 국제통신이 이뤄지는 것에 반감을 보이는 정치권이 협상 결렬의 요인인 것으로 현지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