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각 국서 파운드리 사업 새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

 

 

 대만 TSMC의 파운드리 사업이 대성공을 거둔 데 자극을 받은 한국을 비롯한 중국, 말레이시아 등의 기업들이 파운드리 사업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3개사, 말레이시아의 2개사, 한국의 1개사 등 6개의 새 파운드리 벤처기업이 총 80억달러 가량을 투자해 오는 2002년 이내에 모두 파운드리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며 대만 파운드리 업체들도 채산성 확보를 위해 국내 생산설비를 아시아 지역내로 이전을 추진 중이다.

 파운드리의 사업모델은 다른 기업이 설계한 칩을 대행 생산해 준다는 간단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으로 아시아 각국 정부와 기업이 파운드리 사업에 열광하고 있는 것은 앞으로 반도체 사업에서 파운드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이 사업이 IC 설계 등 전반적인 반도체 사업을 동반 성장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시장조사기관인 세미코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칩 산출물에서 파운드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4%였으며 오는 2005년까지 20%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파운드리 관련 단체인 패블리스세미컨덕터어소시에이션(FSA)은 오는 2010년경 파운드리의 비중이 50%에 달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경우 동부그룹의 동부전자가 최근 일본의 도시바를 협력사 및 고객사로 확보했으며 이달초 3억1000만달러의 2차 투자를 유치해 총 7억5000만달러를 파운드리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정부의 주도하에 올해부터 파운드리 생산에 들어간 말레이시아의 1st실리콘과 실테라는 이 사업에 각각 17억달러와 15억달러를 투자했으며 일본의 샤프와 미국의 LSI로직을 기술파트너로 확보했다.

 중국은 상하이그레이스세미컨덕터매뉴팩처링(SGSM), 세미컨덕터매뉴팩처링인터내셔널(SMI), 베이징후악시아세미컨덕터 등 3개사나 파운드리 시장에 가세했다.

 SGSM은 중국 장쩌민 주석의 아들 장미안홍, 대만 프라스틱 재벌 왕영칭의 아들인 윈스톤 왕 등이 16억달러를 투자하며 내년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또 SMI는 대만세미컨덕터에 근무하면서 대만 파운드리 산업을 이끌었던 리처드 창 등이 14억달러의 자금을 지원하며 올해말부터 제품을 출시한다. 중국 철강기업인 쇼강그룹 등이 13억달러의 투자 기금을 마련한 베이징후악시아세미컨덕터도 내년부터 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다.

 이밖에 타이완세미컨덕터와 세계 2위의 정밀 칩 파운드리 업체인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타이완세미컨덕터는 설비 이전을 위해 싱가포르에 투자를 제의해 놓고있다.

 아시아 후발 파운드리 기업들에 대한 사업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극단적으로 양분되고 있지만 당장 이들이 대만의 경쟁상대가 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대만업체들이 그동안 고성능 칩을 중심으로 최신설비를 운영해온 데 비해 신생기업들은 이들보다 한세대 뒤진 장비를 갖고 저가 제품을 위주로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시아 기업들의 파운드리 사업 진출은 때마침 반도체 경기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시기에 이뤄졌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이같은 점이 전통 칩 제조업체들을 자본 지출과 투자축소에 나서게 만들어 오히려 호재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st실리콘의 부사장인 S Y 탄스타헬은 “갑작스럽게도 우리는 더 이상 큰 반도체 업체들과 치열한 제조장비 투자 경쟁을 할 필요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