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디지털방송의 미래

 ‘꿈의 TV’라 불리는 디지털방송이 각광받고 있다. 디지털 방송은 고화질의 양방향 서비스와 함께 컴퓨터를 대신해 온라인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첨단 방송이다. 안방에 누워 간단한 리모컨 조작만으로 TV 시청을 할 수 있고 또 인터넷 서핑까지 즐길 수 있다. 이번주 월드리포트는 양방향 TV가 시청자의 TV 이용행태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 http://www.strategyanalytics.com)의 최근 보고서다.

 

 ◇TV산업의 변화를 선도하는 양방향 TV

 양방향 디지털 케이블 플랫폼 업체들의 최근 동향을 살펴보면 양방향 디지털 케이블 기술이 텔레비전 시청과 이용 패턴에 중요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영상 사업자, 광고 대행업체, 광고주, 이벤트 기획자 등 영상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전환기에 직면하게 됐다.

 새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기존 혹은 신규 업체들은 유연성 발휘와 함께 새로운 기술을 도입과 제휴나 합병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 

 최근 영국에서 개최된 ‘디지털 TV 콘퍼런스’에서는 광대역 케이블TV가 확산되면서 TV 시청 방식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세계 최고의 디지털 케이블 광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NTL과 텔레웨스트는 이 보고서를 통해 광대역 케이블TV 서비스가 TV 시청에 미치는 영향을 심도 있게 조명해 눈길을 끌었다.

 2000년 말 이미 50만 가입자를 보유했으며 잠재고객만도 100만명 이상 확보하고 있는 NTL의 한 관계자는 자사의 디지털 서비스 고객들이 일주일에 평균 한시간씩 양방향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수치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이용자 중 20%는 매일, 50%는 매주 한번 정도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NTL 관계자는 양방향 서비스내의 데이터 트래픽에 관한 상세한 통계치도 발표했는데 당연한 결과지만 TV 시청 패턴과 트래픽은 전반적으로 일치했다. 즉 이른 아침부터 초저녁까지 서비스 이용률은 꾸준히 늘어났다.

 가장 많이 이용한 시간(피크 타임)은 오후 6시부터 7시 사이로 시간당 평균 20만에서 25만 페이지뷰를 기록했다. 반면 저녁 시간부터 이른 아침 시간대까지는 서비스 이용률이 서서히 감소했다. 디지털 TV의 이용 패턴은 전체적으로 변동이 심해서 분당 5000에서 3만 페이지뷰를 기록했다.

 여기서 광고주들이 주목해야 할 사실은 TV를 시청하다가 광고가 나오면 시청자들은 양방향 애플리케이션으로 채널을 돌린다는 사실이다. 하루 평균 트래픽량을 퍼센트로 환산하면 양방향 서비스 이용률이 가장 높았던 시각은 밤 7시57분으로 인기 있는 드라마인 ‘코로네이션 거리(Coronation street)’와 ‘당신이 여기에 있다면(Wish you were here·여행 프로그램)’ 사이로 트랙픽이 200% 넘게 증가했다.

 이후 ‘당신이 여기에 있다면’의 방영 시간중에는 트래픽이 160%로 떨어졌다가 다음 광고 시간대에 다시 상승했다. 이러한 패턴은 저녁 시간에 반복됐다.

 광고주들과 방송국은 광고 시간중에 채널을 돌리는 시청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를 증명하는 통계적인 수치까지 알게 된 것이다. NTL의 추정에 의하면 고객들이 일단 디지털 케이블을 이용하게 되면 시청자들의 TV 방송 광고 노출은 60%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물론 이러한 증거를 보고서도 가만히 앉아 있을 광고주나 방송국은 없을 것이다. 이에 따라 양방향 기술을 이용하는 고객들에 대한 영업 기회가 새롭게 창출될 전망인데 많은 신규 대행 업체들은 벌써부터 이 경쟁대열에 끼어들고 있다.

 현재 NTL은 다양하고 새로운 파트너들과의 이해 관계에 있어 커다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양방향TV 대행 업체(iTV agencies)라 불리는 새로운 파트너 중에는 온라인 미디어 에이전시, 시스템통합(SI) 업체, 웹디자인 에이전시, 디렉트 마케팅 에이전시 등이 포함된다. NTL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필요시 고객과 직접 의사 소통을 하는 것이다.

 이는 신기술을 도입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대행업체들은 NTL과의 제휴 관계에서 제외될 수도 있음을 뜻한다. 양방향TV 광고 과정은 매우 복잡해서 상세한 기획이 요구되고 있지만 기존의 TV 광고와 비교해 상당히 개선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NTL은 유명 소매업체인 아르고스(Argos)가 크리스마스때 방영한 게임 콘테스트를 예로 들었다. 이 게임은 5만7000 페이지뷰를 기록했고 이 게임을 시청한 사람 중 약 25%가 콘테스트에 참여했다. 이를 통해 아르고스는 고객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다.

 텔레웨스트는 영국에서 50만 이상의 가구에 양방향 디지털 케이블을 제공하고 있다. 텔레웨스트의 한 관계자는 2000년 10월부터 12월 사이에 실시된 양방향 서비스에 대한 이용 행태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평균 사용 시간은 13분이었다. 이용자 중 47%는 주당 1회 정도 서비스를 이용했고(NTL과 유사) 15%는 매일 이용한 것(NTL보다 다소 낮음)으로 나타났다. 6만2000명의 사용자가 전자우편 계정에 등록했으며 가입자당 평균 1.8개의 전자우편 주소를 보유하고 있었다.

 텔레웨스트는 게임을 양방향 서비스의 핵심 요소로 생각하고 있다. 상기 기간중 200만건의 양방향 게임 접속이 있었고 4%가 매일 서비스를 이용했다.

 현재는 양방향 케이블 서비스가 초기 단계지만 TV 시청 및 사용 패턴이 급진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광고주와 대행사들은 2005년까지 유럽인과 미국인 중 각각 9000만명이 이 기술을 사용할 것(SA 연구자료)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앞으로의 사업에 미치게 될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행 업체들은 협업을 통해 새롭게 부상하는 양방향TV 업계의 사업자들과 광고주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새로운 능력을 갖춰야만 한다.

 TV에서의 양방향 교류를 가능하게 해주는 주된 방식 중 하나가 게임이다.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게임은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수익을 신장시키는 매력적인 애플리케이션이 될 것이다. 즉 게임 산업은 기존의 비디오 게임기(콘솔)와 PC게임에 부가 수익원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광고주들은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 제공하는 잠재적 기회를 잘 이용하기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정리=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