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중 미디컴 대표 ceo@midicom.co.kr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는 관측들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몸으로 느끼는 경기는 그렇지 못하다.
불황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상태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기업들이 공격적 마케팅보다는 수세적이고 방어적 자세로 시장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경기가 조금이라도 나빠지면 가장 먼저 광고 판촉 비용을 삭감한다. 이것은 우리기업의 오랜 관행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벤트 프로모션을 강화하자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이벤트를 앞세운 판촉활동은 이제 단순 전시나 공연과 같은 볼거리 제공의 차원을 넘어서 마케팅의 한 영역으로 자리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논의되고 있는 통합마케팅에서 이벤트 프로모션이 광고와 함께 핵심적인 요소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해 준다. 그럼 이 장기 불황에서 어떤 이벤트 프로모션이 기업 활동에 큰 도움이 될까.
그것은 첫째 ’문화 이벤트’다. 기업은 이제 단순히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사업체가 아니다. 이미지를 판매하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지 않고선 좋은 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그런 시대다. 그래서 고객도 이제는 단순히 제품의 성능과 가격의 합리성을 근거하여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다. 그 제품을 생산한 기업의 이미지가 중요한 구매 판단의 기준이 되고 있는 것이다. 문화 이벤트는 바로 기업의 대 사회적 이미지를 개선, 정립하고 기여를 한다. 그렇다고 크고 화려해 당장의 화제를 유발할 수 있는 이벤트를 열 필요는 없다. 곧 잊혀질 소비적인 행사보다는 기업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기업대표 문화 이벤트 마련에 관심을 기울여 볼만하다.
둘째는 지역 밀착형 이벤트다. 새 제품을 선보이고 고객의 구매를 촉진해 기업의 이익을 높이기 위해선 뭐니뭐니해도 판촉 이벤트(sales promotion)가 가장 좋다. 하지만 우리내 실정에서 보면 우리 기업들은 판촉 이벤트의 대상을 너무 크게 상정하고 있다. 판촉 이벤트의 진행 과정을 살펴보면 우리 기업들은 제품의 성격과 특징에 상관없이 모두 불특정 다수의 고객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해선 기대이상의 효과를 거두기는 어렵다. 판촉 이벤트를 실질적인 매출 증대로 연결하기 위해선 지역 밀착형 이벤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것은 불특정 다수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소모적인 판촉행사가 아니라 제한된 상권, 제한된 고객 대상으로 모든 프로모션 역량을 집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4, 5월에 실시한 삼성전자 중부지사의 판촉행사는 관할 디지털 프라자를 포스트별 제한 상권으로 나누고 프로모션 제품별 고객을 CRM으로 분류해 집중적으로 시행한 결과 행사를 하지 않은 달과 비교해 평균 300%이상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이것은 고객의 구매를 생산자와 판매자가 조직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체험 이벤트다. 요즘 고객들은 CF속에 화려하게 꾸며진 제품의 이미지에 현혹되지 않을 만큼 현명하다. 엄청난 제품 정보가 쏟아지고 있지만 구매 판단의 기준은 아무래도 체험이다. 따라서 전술한 소상권 타깃 이벤트와 결합하여 시행한다면 상당한 효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고객이 직접 제품을 체험케 하는 시연 이벤트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점점 커질 것이다.
이제 이벤트 프로모션은 업종과 생산 품목에 상관없이 적극 활용해야 할 마케팅 도구다. 문화 이벤트·지역 밀착형 이벤트·체험 이벤트 등 이런 다양한 패턴의 이벤트들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기획과 장기적인 전망속에서 적절하게 조율되어지고 시행되어진다면 새로운 차원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단기간의 손실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 것이다. 불황 돌파, 이벤트 프로모션으로 우리 기업들의 새로운 활로를 찾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