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봉 정보통신연구진흥원 정보통신기술이전센터장
6·15 남북정상회담 1주년이 지나가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이전에는 주로 비공개적인 상황에서 이뤄지던 남북 경제협력 및 교류 등이 두 정상의 공식적인 만남을 통하여 공개적이고 자주적인 교류와 협력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특히 정보기술(IT)분야의 남북교류와 협력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더욱 확대되고 있다.
올해 IT분야에서 남북이 합의하여 추진하는 주요 내용을 보면 △남북 공동의 평양정보과학기술대학 설립 △컴퓨터 자판배열 및 IT 용어 등에 대한 남북 공동안 마련 △IT 전문도서 기증 요청 △포항공대와 평양정보쎈터간의 공동연구 추진 △남북 IT합작사 설립 △남북이산가족 사이버면회소 설치 추진 등이 있다.
북한 역시 IT분야를 ‘강성대국 건설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기술협력에 대하여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북한 IT기술의 경우, 음성 및 문자 등 각종 인식기술, 군사기술 관련 제어시스템과 소프트웨어 기술 등은 부분적으로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분석되고 있으며 특히 소프트웨어 분야의 전문인력을 상당수 확보하고 있는 등 IT분야는 남북간 협력 및 교류가 보다 용이한 분야라 할 수 있다.
즉 이제 IT분야는 기술을 바탕으로 한 협력과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는 바 이는 결국 기술개발에 대한 공동의 노력과 실질적인 활동이 한층 필요함을 의미한다. 다양한 형태의 기술개발에 있어 필수 과정인 기술수요 예측과 전망, 기술개발 과정 및 결과의 관리와 평가, 그 결과의 확산과 활용 등 전반적인 기술개발 기획·평가는 남북간 기술개발과 협력을 위한 주요한 활동으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또한 남북 공동으로 추진되는 기술개발 및 협력은 상호간 갈등요인들도 내포하고 있다. 즉 기술개발 내용에 대한 이전과 공유, 개발 결과물의 지적재산권과 시장진출에 따른 수익의 배분 등에 대하여 사전에 충분한 협의와 검토 없이는 적잖은 갈등을 야기할 수가 있다.
남한에서는 이미 여러 기술개발의 기획 및 평가 전문기관이 국가적 차원에서 각종 기술개발 과제의 발굴 및 추진·평가·사업화 등을 담당하도록 하여 국가 기술개발자원의 투입과 배분에 대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따라서 남북 협력 및 교류가 가장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IT분야를 통한 기술협력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의 기획·평가에 대한 협력이 병행돼야 할 것이며 남한에서 기술개발 기획·평가 기능을 담당해온 전문기관들이 중심이 되어 협력창구를 구성하고 남북 기술개발 및 협력사업의 기획·평가에 참여하여야 한다.
IT분야의 기술협력 및 교류에 있어서 남북이 보다 원만하고 생산적인 활동을 위해 우선적으로 협력하고 극복해야 할 기술개발 기획 및 평가분야는 어찌 보면 기술협력 분야의 보이지 않는 대립과 갈등지역으로서 한편으로는 이러한 갈등지역의 극복노력이 상호 협력의 동기유발이 되고 그 협력관계를 더욱 견고하게 하는 촉매제 역할도 하는 것이다.
더욱 견고한 협력과 교류의 기반을 제공하는 기술개발 기획 및 평가기능의 원활한 수행을 통하여 IT분야의 공동 기술개발이 활발해질 때, 동 분야의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과 남북의 균형 있는 경제발전으로 6·15 남북정상회담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우리의 통일이 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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