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경기가 최악의 침체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주요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잇따라 설비투자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도시바가 올해 반도체부문의 투자를 당초 계획인 1400억엔에서 400억엔 가량 삭감키로 했으며 후지쯔도 100억엔 이상을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도시바는 반도체 시장이 오는 연말까지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 메모리부문 증산투자계획 가운데 250억엔을 삭감하고 고밀도집적회로(LSI)에서도 100억엔 가량 줄이기로 했다. 그러나 칩 미세화 등 최첨단 분야의 투자는 계속 늘릴 예정이다.
일본경제신문은 일본 반도체업계의 올해 설비투자 규모가 당초 지난해에 비해 30% 가량 줄 것으로 분석됐지만 컴퓨터·휴대폰 등에서 수요회복 조짐이 나타나지 않아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반도체장비 업계에 대한 영향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JP모건증권은 일본의 주요 반도체업체들의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42%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특히 상반기에는 80%나 급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건은 히타치·도시바·미쓰비시·NEC·후지쯔 등 일본의 5개 주요반도체 업체를 대상으로 발표한 실적전망에서 특히 D램을 비롯해 플래시 메모리·LCD부문 등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이들 업체의 1분기 손실이 각각 100억엔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구조조정을 통해 D램과 LCD·해외 PC설비 등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포기할 경우 2002 회계연도에는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