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MS 소송 시나리오

 [iBiztoday.com = 본지 특약]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com)가 미 연방항소법원의 판결에 따라 법정 공방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과연 앞으로 어떤 대응책을 펼 것인가.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수백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소송 합의금을 내는 선에서 화해할 것인가, 아니면 법원과 비평가들에게 지적한 공격적인 자세를 더 이상 취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선에서 그칠 것인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앞으로 행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소송에 대한 각양각색의 전망이 제기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대응 시나리오가 관심의 표적이 되고 있다. 대응 시나리오의 핵심은 원고인 정부와의 법정 밖 화해다.

 이같은 법정 밖 화해는 미 연방항소법원의 판결이 그 토대다. 항소법원이 1심의 기업분할 명령을 무효화한 반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컴퓨터 운용체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대로 인정함으로써 피고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원고인 미 정부 모두의 손을 들어주었기 때문이다.

 정부나 마이크로소프트 양측 모두 이번 판결을 계기로 화해협상에 대한 관심을 확실히 표시한 상태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지난 1일 미 ABC방송의 ‘굿 모닝 어메리카’에 출연해 “재판과정에서도 줄곧 그랬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화해에 대해 항상 마음을 열어놓고 있다”며 “법정 싸움이 장기화되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득이 될 것이 없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화해방식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협상 테이블에 구체적으로 어떤 선물을 들고 나올 것인가와 원고측인 미 법무부와 19개 주 정부의 요구사항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해석이다.

 서밋스트래티지스의 드와이트 데이비스 분석가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법원에서도 문제점으로 지적한 PC업체와의 계약체결 방식이나 라이선스 조건의 개선 등 시정조치에 나서거나 아니면 거액의 벌금을 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항소법원이 윈도에 다른 소프트웨어를 끼워 파는 행위에 대한 판단을 하급심에 다시 맡긴 만큼 마이크로소프트로서는 불리한 증거가 새로 나올 수도, 다음 재판이 열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좀 더 큰 선물을 협상 테이블에 내놓을 공산도 적지 않다는 시각이다.

 첫번째 시나리오는 오는 10월 출시될 차기 운용체계 윈도XP나 웹 서비스를 위한 닷넷(.NET) 전략을 대폭 손질하는 선에서 타협을 모색하려 할 것이라는 방안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거액의 벌금을 물고 물러날 수 있다는 전망도 유력한 시나리오 중 하나다.

 하지만 이 거액의 합의금 시나리오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강경세력들을 만족시켜주기에는 역부족인 것이 현실이다. 원고측인 일부 주정부 법무장관들은 “이는 돈만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을 사안”이라며 “화해 협상안에는 분명히 제재조치가 포함돼야 한다”고 강변하고 있다. 실제 이들 일부 주의 법무장관들은 좀 더 강력한 제재를 주장하거나 분할명령 판결을 받아내기 위해 아예 소송을 새로 걸자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등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화해협상마저 꺼리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법무부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최소한 항소법원이 판결문에서 특별히 지적한 문제점을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정도의 제재를 바랄 것”이라며 “앞으로 정부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현재의 공격적인 기업 이미지에서 정부의 시책이나 이익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기업으로 변화하는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평생 법정공방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정부측과의 소송이 원만히 마무리되더라도 이미 항소법원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1심 판결을 그대로 받아들인 만큼 앞으로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스 분석가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업계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누리고 있는 한 어떤 대응 시나리오로도 끝없이 이어질 법정공방에서 벗어나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이클최기자 michael@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