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중소가전업체의 성공 브랜드 전략

 최근 기업 경영에 있어서 마케팅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요즘과 같은 불황기에 더욱 중요하게 인식되는 것은 ‘브랜드관리’다. 잘 키운 브랜드 하나로 특별한 마케팅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꾸준한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 실제로 각 업종에서 대표가 되는 장수 브랜드들은 불황기에 더 강하며 두각을 나타내게 되므로 이때 후발주자와 더욱 거리를 넓히게 된다.

 과거에 비해 제품 품질과 애프터서비스와 같은 요소들은 이제 더 이상 소비자에게 차별적 요소가 되지 못한다. 소비자들은 그러한 것들은 당연히 갖춰져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자와 브랜드간의 관계’가 중요해지고 있다. 품질과 서비스 같은 기능적 요소보다는 소비자가 그 브랜드에 대해서만 느끼는 독특한 무엇, 즉 특유의 브랜드 체험이 제품의 성공을 결정짓고 있다.

 브랜드 관리는 대기업에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소업체일수록 오히려 브랜드에 더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한다. 소비자에게 제대로 이미지가 형상화된 브랜드는 장기적으로 그 기업에 안정적 이익을 가져다 준다. 즉 적은 마케팅 비용으로도 소비자들에게 오래도록 사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유통업자들의 파워가 커지면서 유통업자브랜드(PB)가 많이 탄생되는 상황에서 중소업체들의 브랜드 관리는 더욱 중요해진다고 할 수 있다.

 국내 중소 가전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브랜드 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다음 5가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 먼저 기업 브랜드보다 제품 브랜드(Product Brand)를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동안 삼성, LG와 같은 대기업 제품들은 기업 브랜드 덕을 많이 보았다. 제품 자체의 브랜드보다는 대기업 브랜드가 든든한 우산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의 재벌 개혁과 같은 일련의 경제 정책들은 기업 브랜드의 중요성을 점차 약화시키고 있다. 기업 브랜드의 후광효과가 점점 약해지면서 제품 브랜드의 중요성이 부각된다는 것은 중소업체에는 좋은 기회라고 본다. 그 동안 열세였던 기업 브랜드보다는 제품 브랜드에 총력을 기울여 대기업과 당당히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브랜드의 노출은 자제하고 제품 브랜드를 강조하되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진 것처럼 차별화시키는 전략이 주효하리라 본다.

 둘째, 여러 브랜드에 힘을 분산시키지 말고 한 브랜드에 집중해야 한다.

 최근에 부각되는 경영 원칙은 선택과 집중의 경영이다. 브랜드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각 제품군마다 브랜드를 각각 둘 경우 브랜드를 키우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한 분야에 조금 성공했다고 다른 제품군에 뛰어 들면서 새로운 브랜드를 사용하는 것은 자칫 성급한 판단이 되기 쉽다.

 중소업체의 경우 기존 브랜드의 확장이 중요하다. 하지만 너무 하나의 제품 카테고리에 고착화된 브랜드는 타 제품군으로의 확장에 걸림돌이 되기에 집중 브랜드의 선택과 그 브랜드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신중해야 한다.

 셋째, 대중매체보다는 다양한 브랜드 체험 채널을 이용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광고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저급의 광고는 소비자의 신뢰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에는 비용이 많이 드는 제품 중심의 광고보다는 소비자에게 특별한 체험의 기회를 부여하여 그 브랜드를 오래도록 기억하게 하는 체험 마케팅이 중요해지고 있다.

 넷째, 글로벌화와 브랜드 확장을 겨냥한 장기적 관점의 네이밍이 중요하다.

 처음부터 해외 진출에 대비하여 글로벌 브랜드를 겨냥한 네이밍과 로고 디자인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또한 브랜드명이 전이성 낮은 특정 제품군에 강하게 연상 고착이 안되도록 주의를 해야 한다.

 다섯째, 일사불란한 아이덴티티 추구 전략을 시행해야 한다.

 중소업체의 경우 자사 역량을 잘 대변하는 이미지 형상화가 부족하다. 아울러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전사적 공감이 미흡하다. 전사적으로 일사불란한 아이덴티티 추구 전략이 필요하며 일관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요구된다.

  LG경제연구원 여준상 선임연구원 jsyeo@mail.lger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