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침체 여파가 유럽에까지 확산됨에 따라 컴퓨터 하드웨어업체들이 특히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IBM을 제외한 HP,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컴팩컴퓨터, 델컴퓨터, 유니시스 등 대형 컴퓨터 하드웨어업체들의 최근 분기 실적이 1년 전보다 크게 저조할 것으로 전망됐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http://www.wsj.com)에 따르면 세계적 투자기관의 애널리스트들은 세계 경기침체와 맞물린 기업의 정보기술(IT) 비용 축소로 IBM을 제외한 다른 대형 컴퓨터 메이커들의 최근 분기 수익과 매출이 1년 전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달러화 강세로 인한 매출감소까지 겹쳐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버킹엄연구소의 제이 스티븐스는 “특히 지난 6월에 달러화 강세가 두드러져 이 기간중 달러대 유로의 경우 10.3%, 달러대 엔화는15%나 상승했다”고 밝혔다.
오는 18일(현지시각)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IBM의 경우 대형 컴퓨터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실적이 괜찮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살로먼스미스바니의 애널리스트 존 조네스는 “뉴욕 아몬크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이 회사의 2분기 수익은 주당 1달러 16센트로 1년 전(1달러 6센트)보다 9.4% 증가할 것”이라며 “서비스와 반도체 사업 호전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IT 투자 축소와 관련해 “미국의 IT 투자 증가율을 당초 전망치의 절반인 5∼5.5%로, 그리고 세계 IT 투자 증가율은 10%에서 7∼7.5%로 하향 조정했다”고 언급하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사정이 조금 나아지겠지만 10%대의 두자릿수 성장은 2003년께나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HP, 선 등 대부분의 업체들은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업 재무분석 전문기관인 톰슨파이낸셜/퍼스트콜은 오는 31일 끝나는 미국 HP의 3분기 수익이 주당 20센트로 1년 전보다 49센트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코웬&코의 애널리스트 리처드 추는 HP의 3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6% 적은 112억달러로 보고 있다.
HP와 함께 팰러앨토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선도 1년 전과 달리 통신업체와 닷컴기업들의 몰락으로 4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 코니글리아로는 “선의 4분기 실적이 주당 4센트(1억309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0센트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하고 “매출의 경우 39억달러로 1년 전(50억2000만달러)과 비교해 22%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하드웨어업체보다 비교적 PC 의존도가 높은 컴팩은 이달말 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애널리스트에게 주당 5센트의 수익과 90억달러 매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UBS페인웨버의 애널리스트 돈 영은 “컴팩의 예상 수익은 3센트로 1년 전보다 13% 적을 뿐 아니라 매출도 88억달러로 100억달러가 넘었던 1년 전보다 10억달러 이상 적을 것”이라며 컴팩과 다른 전망을 하고 있다.
이외에 유니시스의 최근 분기 수익에 대해 퍼스트콜은 주당 9센트로 1년 전(18센트)보다 절반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