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밸리의 온라인 식료품 배달업체 웹밴(webvan.com)이 최근 문을 닫으면서 온라인 식료품점의 앞으로 행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형 온라인 식료품 업체들이 최근 잇따라 파산하거나 식료품 배달 지역을 일부 지역으로 대폭 좁히는 생존을 위한 고육지책을 쓰고 있다.
웹밴은 이번 주초 결국 영업을 중단하고 곧바로 법원에 파산 보호 신청을 내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웹밴의 경쟁사인 피포드(peapod.com)도 지난 해 네덜란드 업체에 인수된 뒤 실리콘밸리 지역 서비스를 중단하고 현재 미 동부 해안지역과 시카고 지역에서만 서비스하고 있으며 크로거(kroger.com) 역시 온라인 서비스를 할 수록 이익은커녕 적자만 발생하고 있어 일부 지역에 대한 서비스를 제한하고 있다.
게리 로즈 크로거 대변인은 “미국 안팎으로 온라인 소매점 사업 모델을 조사해본 결과 식료품점으로 돈을 번 곳은 한 군데도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온라인 식료품점이 이제 모두 망했다거나 미래가 암울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과일, 채소 등 각종 식료품을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문화에 익숙해진 수요층들이 있고 이들은 누구보다도 온라인 식료품점의 앞으로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판매하는 방식은 소비수요를 판단하기 어렵고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경우에 통할 수 있는 사업이다.
유력 식료품 업체들이 너나없이 온라인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사업분석 결과를 종합해보면 온라인 식료품점이 파고들 수 있는 곳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전문직 종사자들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웹밴의 경우처럼 이 같은 지역에서조차도 확실히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식료품점이라는 사업모델은 무엇보다 돈은 많은 대신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계층에 가장 안성맞춤인 서비스라고 꼽는다.
미국 전역을 상대로 영업하는 일부 대형 식료품점들이 최근 온라인에만 집중됐던 그 동안의 영업방식에 메스를 든 것도 이 같은 연유에서다.
이들 대형 식료품점은 또 최근 들어 너나없이 종전 방식에 오프라인 식료품점의 강점을 접목시킨 이른바 온오프라인 사업 모델로 옮겨가는 추세다.
온라인 식료품점 그로서리웍스(groceryworks.com)는 기존 사업 모델에서 탈피, 지난 주 텍사스 물류 센터를 폐쇄하고 각 식료품점에서 직접 물건을 배송하는 영국의 식료품 배송 사업 모델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그로서리웍스는 이 같은 직접 배송 방식을 도입함에 따라 많은 돈을 들여 물류센터를 지을 필요도 없고 직원을 더 둘 필요도 없어진다는 계산이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막상 물건을 주문을 할 때는 컴퓨터를 두드리는 것보다는 간단히 전화를 이용하는 경우가 아직 더 많다”며 “온오프라인의 사업방식을 혼합시킨 이른바 ‘클릭 앤드 모타르’ 사업방식이 온라인 식료품점에 매출 증대에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마이클최기자 michael@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