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산업 활성화 대책 긴요

  

 하반기 정보기술(IT)산업 경기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침체되는 분위기다.

 정보산업연합회가 연례적으로 진단하는 경기전망에서도 네트워크나 일부 소프트웨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침체될 것이라는 보도다.

 그동안 큰 폭으로 성장했던 정보통신서비스 시장이나 산업에서 비중이 큰 PC 수요도 두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산업경기의 저점도 올 초 예상했던 2분기나 3분기를 지나 연말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산업경기는 미국과 동남아 등 국가로부터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는데 이들 국가 경기가 조만간 회복될 조짐이 없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하겠다.

 국내 대표적인 산업이며 비중이 가장 큰 IT분야 경기가 전반적으로 나빠지면 국내 경기에 직접적인 타격이 된다는 점에서도 경기둔화는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특히 현재 대기업은 산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기업활동이 잔뜩 위축돼 있고 불투명한 경기전망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들은 매출규모가 많다 하더라도 부품이나 자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함으로써 수익구조는 취약하다.

 중소기업은 중소기업대로 내수나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대량으로 탄생한 벤처기업은 매출을 거의 올리지 못하는 상태로 운영자금조차 조달하지 못하는 기업이 많다.

 이런 가운데 산업경기가 지속적으로 침체돼 내수가 줄어들면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조차도 위기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젠 우리 기업들은 현 상황을 비상시국으로 규정하고 그에 맞는 경영대책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일부 대기업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강도 높은 자구책을 마련한 것은 본받을 만한 일이다.

 e비즈니스 확산과 네트워크 서비스 수요 증대 등으로 인해 일부 소프트웨어나 장비·서비스 등의 수요가 증가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꼭 수익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은 이제부터 외형을 늘리기보다 수익을 낼 수 있는 실속있는 기업구조로 서둘러 전환해야 한다.

 또 보장없는 내수에 매달려 과당경쟁을 하는 것보다는 신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중국 등으로 적극적인 수출이나 현지 진출을 서둘러야 하겠다.

 그렇지만 기업체들은 자칫 불황기에 나타날 수 있는 엔지니어나 연구원 등의 사기 저하를 막아야 한다. 불황 극복은 결국 기업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정부도 IT분야 중요성에 맞춰 기업이 활성화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더욱 힘을 써야 할 때다. 정부가 막연하게 경기 부양에 나서는 것도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근본적으로 산업경기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일이다.

 아울러 정부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규제는 한층 완화해야 한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등에 자금을 원활히 지원할 수 있는 방안도 아울러 모색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