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인터넷 팝업 창에 공익광고 게재를

 요즘 인터넷 서핑은 TV 시청이나 라디오 청취처럼 생활의 한 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자 관심사에 따라 즐겨 찾는 사이트가 다르겠지만 아무리 생소한 곳을 찾아가도 게시판에 글이 올라 있고 각종 커뮤니티가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0대 직장인인 나도 여러 종류의 사이트를 방문하고 있지만 사이트마다 약속이나 한 듯이 똑같은 것이 있다. 바로 팝업 창이다. 최근 들른 인터넷 사이트에서 팝업 창이 안 뜬 곳은 한 군데도 없고 두 개는 기본으로 떴다. 깨끗하고 시원한 첫 화면을 보고 싶은데 이들이 부분 부분 가리고 있다. 또 이것 때문에 늦게 뜨는 메인 화면을 기다리자면 여간 짜증나는 게 아니다. 대개는 창에 실린 내용을 다 보기도 전에 닫아버리게 된다. ‘다음 팝업에는 그만보기’ 같은 메뉴가 있어 닫아버리면 되지만 그만보기를 선택했는데도 매번 떠서 우롱하는 일도 있다.

 실제로 이들을 닫아버리는 것은 이런 이유보다도 이 메뉴들이 어김없이 광고이기 때문이다. 더러 회사 이전이나 연락처 변경 같은 긴요한 안내도 있지만 거의가 무슨 이벤트다 염가 판매다 해서 마치 시끄러운 장터(?)에 나온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어차피 모든 사이트가 연합해서 팝업 메뉴를 없앨 것이 아니라면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TV에서 상업적 광고 외에 공익 광고를 하듯이 팝업 창을 공익 광고에 할애하자는 것이다. 공익 광고가 당장의 수익을 보장하지는 못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내다봤을 때는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커다란 효과가 있으리라 본다.

 물론 모든 팝업 창을 공익광고에 내주자는 말은 아니다. 두 개가 뜬다면 그중 하나를, 하나만 뜬다면 한 달에 며칠 정도만 공간을 내어주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현재 담뱃갑이나 우유 팩에 미아들의 얼굴이 실리고 덕분에 집으로 돌아가게 된 어린이가 적지 않다고 들었다. 매일 수천 수만명이 클릭하는 사이트에서 이를 옮겨 놓는다면 훨씬 더 많은 미아들이 헤어진 부모와 만나는 감격이 있을 것이다.

 또 지난 번처럼 극심한 가뭄이 계속될 때에는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임을 일깨워줄 수도 있었을 것이고 요즘 같이 하루 종일 에어컨을 틀어대는 계절에는 전기 아껴쓰기 운동을 전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온라인 기업도 이제는 우리 경제의 당당한 한 축을 이루면서 문화적 측면에서도 오프라인 기업 못지않은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자신의 사이트가 마니아들의 무대를 넘어 공익을 창출하고 사회·문화의 기류를 이끌어가는 선도 공간임을 자각하고 이에 걸맞은 경영을 추구해야 할 때다.

 

  권태연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