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서캠` 바이러스

 지난주부터 국내에 본격 유입되기 시작한 웜 바이러스 ‘서캠’이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

 이 컴퓨터 바이러스가 무서운 것은 일단 첨부파일을 열어볼 경우 하드디스크의 중요 파일을 건드려 시스템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또 감염된 PC내에 존재하는 엑셀, 워드, ZIP 파일 등이 첨부돼 다시 전자우편으로 배달되기 때문에 이를 받게 되면 지인으로부터 온 전자우편처럼 보이며 주요 문서를 외부로 유출시키기도 한다.

 특히 이 바이러스는 감염된 PC의 주소록을 이용해 바이러스를 담은 전자우편을 수차례 발송하기 때문에 전파속도가 빠르고 스팸처럼 하루에도 같은 PC에 십수통이 배달돼 일일이 확인하고 삭제하는 것도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다.

 기자도 최근 평소에 자주 보던 수신인으로부터 온 그럴듯한 제목의 전자우편을 보도자료로 알고 열어봤다가 하드디스크의 주요 데이터를 상당량 날리는 낭패를 겪고 나서야 노트북컴퓨터가 서캠에 감염된 것을 알았다. 물론 아직까지도 하루에 수십통씩 이 바이러스가 첨부된 전자우편을 받고 있다.

 문제는 당장 이 바이러스 문제를 깨끗이 해결할 만한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으로 치료를 해보아도 감염된 누군가로부터 또 다른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날아들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우리의 일상생활과 더욱 밀접해지고 있는 가운데 서캠과 같은 교활하고 치명적인 바이러스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도둑 하나 열 사람이 못 잡는다’는 말처럼 바이러스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방법이 등장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울 듯하다. 유일한 대책은 사용자들이 항상 바이러스에 관심을 갖고 예의 주시하는 길뿐이다.

 일단 의심스러운 전자우편은 열지 말고 바로 지우고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한 파일도 반드시 백신프로그램으로 검사를 해야 예상치 못한 감염을 피할 수 있다.

 최근 스팸처럼 쏟아져 들어오는 서캠 바이러스 때문에 짜증스러운 분들에게 드리는 팁 하나. 서캠 바이러스 본문의 일부를 복사해 전자우편의 메시지 규칙에 등록시켜 자동으로 삭제되도록 하면 편리하다.

  <국제부·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