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솔루션의 대명사인 미국 어도비시스템스가 해커들에게 결국 백기를 들었다.
25일 외신에 따르면 어도비는 해커들의 온라인 시위와 불매운동 압력에 못이겨 미 연방수사국(FBI)에 러시아 프로그래머 드미트리 스크랴로프를 풀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당초 어도비는 스크랴로프가 자사의 전자책(e북) 코드를 무력화시키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판매했다고 주장하며 해커대회 참석차 지난주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한 스크랴로프를 체포할 것을 FBI에 요청, 결국 그는 기소됐다.
스크랴로프의 체포는 미국이 98년 10월 제정한 디지털 저작권 관계법 DMCA(Digital Millennium Copyright Act)의 첫 형사 고발 사례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커들은 스크랴로프가 기소되자 “어도비가 저작권법을 남용했다”고 비난하며 불매운동 사이트 개설과 함께 어도비 본사가 있는 새너제이에서 100여명이 시위 행진을 벌였다.
또 해커, 프로그래머, 시스템관리자 등 수백명은 “(컴퓨터)코드는 언어지 범죄가 아니다”며 FBI와 사법무 건물 앞에서도 스크랴로프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는데 결국 어도비는 방향을 180도 수정, “스크랴로프를 기소한 것은 모두에게 최선이 아니었다”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그의 석방을 요청했다. 그의 석방 움직임에 대해 미 사법당국은 “민사가 아닌 형사 사건이라 석방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