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통합·연동`은 인터넷 키워드

 ◆박재홍 아이엠넷피아 대표이사 parkjh@imnetpia.com  

 

 차세대 인터넷의 특성을 대변하는 키워드는 다양하다. 광인터넷 기술 등을 이용한 수 에 이르는 대역폭, IPv6 기술 등을 이용한 QoS 보장성 및 보안성 확보….

 하지만 키워드를 조금은 다른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 대역폭의 확대, QoS 보장기술 등과 같은 기술적인 사항은 굳이 차세대 인터넷이란 카테고리를 정의하지 않더라도 현재 관련 기술 분야의 발전을 고려할 때 자연스럽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물론 관련 분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책적으로 그 구현 시기를 조절할 필요는 있다.

 몇 가지 사항에 대해서는 초기에 잘 정의하지 않으면 추후 활성화가 된 이후에는 보완하기가 어려운 것도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망의 통합과 연동에 관련된 기술이다.

 차세대 인터넷을 조금만 파헤쳐 보면 단일망으로 구성되지 않을 것임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즉 차세대 인터넷망을 통해서 서비스를 받는 경우에 여러 가지 형태의 액세스망을 거칠 것으로 추측된다.

 예를 들어 차를 타고 고속도로에서 빠르게 이동하면서 인터넷 서비스를 받는 경우에는 광역성이 보장되는 이동 통신 액세스망을 이용하고 캠퍼스나 공항 등과 같은 대규모 공공 장소에서는 무선 랜(802.11 계열이나 HIPERLAN 계열 등) 기반의 액세스망을 이용할 것이고 조그만 사무실이나 집안 등에서는 블루투스 액세스망이나 초고속 유선망(xDSL 또는 케이블 모뎀 등) 등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듯 다양한 액세스망이 공존하면서 상황에 따라서 사용자가 선택하는 형태가 차세대 인터넷의 전형적인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다양한 망의 통합 형태나 연동 형태가 실제로 전송 속도를 높인다든지 QoS 보장 기술을 향상시키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이슈이며 이러한 이슈는 각각의 액세스망 기술이나 시장이 완전히 성숙되기 전에 정의되어야 그 효과가 더 클 수 있다는 특성이 있다.

 다양한 액세스망의 통합과 관련해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이 주소의 통합이다. 현재 이동 통신망에서 사용하는 단말기의 주소(현재는 전화번호)나, 초기 무선 랜이나 블루투스 단말이 가지는 로컬 IP 주소 등과 같이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상황에 따라서 사용하는 주소가 다르기 때문에 이는 곧 서비스의 제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IPv6 의 주소 체계 등을 이용해서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글로벌한 주소 체계가 필요하다. 그 밖에 통합과 관련된 주요 기술로는 인증이나 과금에 대한 통일된 시각이 필요하다. 한 사용자가 상황에 따라서 여러 액세스망을 통해서 서비스를 받는 경우에 그 액세스망을 제공하는 사업자들이 제각각이라면(이럴 가능성이 사실 높음), 여러 가지 형태의 인증을 위한 모듈이나 과금 정책 등이 존재해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단말기에 이를 지원하기 위한 모듈들이 중복해서 들어가 있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도 통합 인증이나 통합 과금이 용이하도록 초기에 이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 통합과 더불어 또 하나의 중요한 키워드가 연동이다. 이동 통신망의 경우에는 상당히 많은 표준 규격들이 이미 진행되었고 그 쪽에서도 이동 통신망과의 자연스런 연동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흔히 모든 IP망으로 대변되는 4세대망의 주요 특성 중의 하나이다. 이렇듯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액세스망에 대해서는 통합이라는 이름으로 수용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차선책으로 효과적인 연동을 위한 기술이나 정책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사안에 있어서는 실제로 통합 기술이나 연동 기술이냐를 구분하기가 쉽지는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본고를 통해서 제언하고자 하는 바는 차세대 인터넷에 대한 연구나 개발 또는 정책 입안에 있어 하나의 단일망을 가정하고 그 안에 관련된 기술의 발전을 주도하는 것보다 실제로 그 안에는 다수의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망이 존재하고 이를 통합 또는 연동이라는 고리를 통해서 얼마나 잘 연결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차세대 인터넷 활성화의 성패를 실질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요인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