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감시 카메라 폐단

 휴가철이 다가와서 가족과 여행을 가기 위해 인터넷에서 렌트카를 알아보려고 검색을 하고 있는중 놀라운 것을 발견하게 됐다. 관련 사이트들이 고속도로에 설치돼 있는 감시카메라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아닌가.

 사실 나는 고속도로에서 차를 운전하다 보면 규정속도보다 빨리 달린 적도 있지만 대체로 규정속도를 지켜가면서 운전하려고 노력하는 사람 중 하나다.

 하지만 이처럼 노골적으로 감시카메라가 어디에 설치돼 있는지를 알려주고 감시카메라에 찍히지 않는 방법까지 상세하게 알려주는 것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또 감시카메라가 속도위반 차량을 찍는 방법만 잘 빠져 나가면 얼마든지 원하는(?) 속도로 고속도로 운전을 즐길 수 있다는 정보까지 너무도 자세하게 알려주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그 정보를 읽고 단지 ‘너무 한다’는 말만 나올 뿐이었다.

 사실 얼마전 뉴스에서 보도된 내용 중에서도 감시카메라가 나올 때 쯤이면 차

량내에 장착된 기계가 신호음을 보내 운전자가 얼마든지 감시카메라를 따돌리며 운전할 수 있는 기계의 문제점을 놓고 보도한 내용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범죄자 추적을 위해 시민들이 사는 곳곳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24시간 감시한 것이 문제가 되어 사생활 침해가 먼저인지, 범죄자 체포와 범죄 방지의 목적이 먼저인지 논란이 인 적이 있었다.

 비단 먼 나라 미국에서 뿐아니라 몇해 전에도 국내 모 백화점 여자화장실에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커다란 문제가 되었었다. 이같은 것들이 도난방지용인지, 전국민에게 확산되어 있는 관음증의 결과인지는 모르겠지만 감시카메라 설치를 놓고 문제가 된 것이 한 두번이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요즘 여자 연예인들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게 다름 아닌 이 감시카메라의 잘못된 역할 때문이라는 것도 자명한 사실이다.

 이런 시점에서 감시카메라의 설치목적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을 해 봐야 할때다. 언제까지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라는 말로 그 설치목적을 일축시켜서는 안된다.

 고속도로위의 속도제한 감시카메라는 그 위치를 미쳐 파악하지 못한 운전자나 감시카메라를 따돌리는 방법을 모르는 순진한 운전자, 그것도 아니면 간(?)이 작아서 운전속도를 150㎞까지 달릴 수 없는 운전자에게만 단매가 되서는 안될 것이다.

 아울러 범죄방지 차원에서 설치되었다는 감시카메라에 대해 아무런 대책없이 우리의 속살까지 다 드러내 놓아야 하는 의무(?)까지 우리가 진 것인지 다시 한번 따져봐야 한다.

 

  차권희 서울시 은평구 불광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