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최대 인기상품으로 손꼽혔던 핸즈프리 생산업체들이 서서히 대박의 몽상에서 깨어나고 있다. 핸즈프리 업체들의 목을 조여오는 시장경제의 냉혹함을 서서히 몸으로 느끼기 시작했다.
지난 6월말 뜨겁게 달아오르던 핸즈프리 시장이 최근 냉각기로 접어들면서 몇몇 시장선도기업을 뺀 나머지 업체 대부분은 이제 대박의 꿈을 서서히 접고 있다.
벌써부터 자금력이 취약한 업체들은 오는 8월 시장에서 자발적으로 퇴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섬뜩한 의견도 점점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최근의 핸즈프리 시장은 한마디로 태풍전야를 방불케 하는 고요함에 젖어 있다.
핸즈프리 시장이 침체에 허덕이고 있는 것은 핸즈프리 사용 과정에서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데다 ‘안쓰고 말지’라는 운전자들의 인식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운전중 전화통화보다 불량품질의 핸즈프리가 교통사고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에는 운전중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핸즈프리를 연결하려다 사고위험에 노출됐던 운전자들이 전화사용을 줄이기 시작하면서 핸즈프리의 운명은 차량장식용 액세서리 정도로 추락하고 있다.
품질에 클레임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에 대한 충실한 사후처리의 부재도 무늬만 핸즈프리 제품을 늘어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게다가 경찰청이 지난 27일 운전중 핸즈프리 단속을 오는 11월로 유예한다는 발표는 7월 중순 이후 가뜩이나 핸즈프리를 찾는 소비자의 발걸음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더욱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물론 핸즈프리에 대한 수요전망과 기술력을 키우면서 착실히 핸즈프리 제품을 개발해 왔던 몇몇 업체들은 앞으로도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최근의 핸즈프리 시장은 러시아식 룰렛게임의 죽여야 산다는 생존법칙을 떠올리게 한다. 빗나간 수요예측은 차치하고라도 AS에 대한 관심, 한 번의 실험으로 대박을 꿈꾸는 중소기업들의 경영마인드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은 기자만의 생각일까.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