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링크와 새롬기술이 다음달 똑같이 올 하반기 기간통신사업권 신청에 나선다는 방침 아래 준비작업에 들어가 별정통신업계는 물론 기간통신사업자들까지 사업권 향방과 성패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서로 상대방의 전략과 계획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그에 맞는 필승의 전략을 수립하는 데 사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태다.
경쟁의 초점은 한정된 기간사업자용 국제전화접속번호자원(005번)때문에 양쪽 모두에게 사업권이 돌아갈 형편이 아니라는 점이다. 결국 어느 한쪽은 떨어지고 다른 한쪽은 사업권을 따내 계획한 대로 기간통신사업자로의 변신에 성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안개속의 사업권 향방=사업권 획득 여부에 상대적으로 큰 심적부담을 안고 있는 쪽은 역시 SK텔링크측이다. 별정통신업계 원년 멤버로 줄곧 업계 1위를 지켜온 자존심도 크지만 승부 외적인 요인이 사업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예견 때문이다.
정부가 통신 3강구도 관철에 큰 의욕을 보이는 이때 SK텔레콤과 한몸뚱이나 다름없는 자사가 유선부문 기간통신사업권에까지 안착할 수 있겠냐는 분석인 것이다. 점수로야 뒤지지 않겠지만 미묘한 역학구도속의 견제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한편 새롬기술도 절대 홀가분한 마음상태일 수 없다. 별정업체 한솔월드폰을 인수하며 통신사업자로의 변신을 선언했지만 그 실효성이 닷컴기업으로서의 대외적 이미지를 완전히 불식시키지 못했고 이번 단판승부에 자사 통신사업의 운명을 통째로 걸다시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다이얼패드라는 인터넷전화의 파장과 무게가 아무리 컸더라도 SK텔링크에 비해 일천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별정 및 국제전화사업 경험이 새롬기술의 양 어깨를 누르고 있다.
◇기존 기간사업자의 반발=두 업체의 사업권 레이스 외에도 이번 사안은 국제전화 기간통신시장 전체를 들썩일 만한 이슈임에 틀림없다.
이미 한국통신·데이콤·온세통신 등 3개 국제전화부문 기간사업자들은 이들의 시장진출을 막기 위해 집단적인 반발움직임을 표면화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별정통신 도입취지를 도외시한 채 그동안 저렴한 요금체계로 사업을 키울 수 있도록 한 다음 이들을 다시 기간사업자로까지 전환시킨다면 경쟁형평성 및 시장건전화에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간사업자들의 이같은 논리는 이미 사업권을 쥔 선발업체로서 사업권을 따려는 후발주자의 행보를 가로막는 기득권적 사고와 아전인수격 시장해석으로 몰릴 소지를 많이 안고 있다. 별정업계 한 관계자는 “뭔가 뚜렷한 탈출구가 없는 별정시장에서 제대로 사업을 진행, 기간통신사업자로 나서려 한다면 오히려 정부가 환영하고 끌어줘야 할 사안”이라며 “기간사업자들은 이전 초고속인터넷시장에서 보여준 행태를 돌아보고 자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이번 SK텔링크와 새롬기술의 사업권 격돌은 한동안 조용하던 통신시장에 하반기 최대의 빅 카드가 될 전망”이라며 “기간통신과 별정통신의 역할을 다시금 생각케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