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e비즈니스의 활성화

◆B2B 컨설팅업체 엑스피니티 최성호(Xfiniti Korea CEO)사장

 saviochoi@c-bridgekorea.com

 불과 2년여 전만해도 21세기의 ‘골드 러시’ 운운하며 e비즈니스로 온통 난리법석을 떨던 전세계가 전반적 경기하강 우려와 함께 그 열기가 급속히 식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e비즈니스에 대해 비판적 평가를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e비즈니스는 우리 기업들이 신경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할 필수적 사업 방식임에 틀림이 없다.

 문제는 우리 기업들이 e비즈니스를 해야 한다는 데에는 거의 동의를 하면서도 정작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역시 대답이 각양각색이다. 심지어는 상당수의 최고경영자(CEO)는 물론 정보화담당관(CIO)들조차 정보화와 e비즈니스 간의 개념차이에 대해 혼동스러움을 느끼고 있을 지경이다.

 e비즈니스란 기업내부의 핵심 프로세스를 인터넷 기술을 이용하여 혁신시킴은 물론 그것을 기업외부, 즉 협력사, 공급사 및 고객에게까지 확대 연결한 새로운 사업 방식이다. 이러한 e비즈니스를 과거에는 닷컴 기업들이 주도했다면 앞으로는 오프라인 경영자산을 확보한 전통 기업들이 자신의 사업을 인터넷 영역으로 확장하여 e비즈니스를 정립하고 주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전세계 1000대 기업 중 이미 절반 이상이 e비즈니스 사업 영역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그에 맞춘 조직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수출사업 중심으로 구성된 한국경제의 특성상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없애주는 인터넷 기반의 e비즈니스 사업으로의 진출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으며 한국 기업들은 이미 e비즈니스 활성화에 필요한 세계 최고수준의 하부구조를 확보하고 있다.

 명심해야 할 것은 e비즈니스도 비즈니스라는 것이다. e비즈니스라고 해서 여태까지 필요로 했던 주요 경영의 요소가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는 기업의 내·외부 활동을 효율적으로 구성하고 기업이 창출한 가치가 고객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 사업모델을 구축해 고객욕구에 대한 지속적 만족을 추구해야 하는 원론적 전략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이다.

 인터넷 기술에 기반한 e비즈니스 산업은 이제 모든 기업의 활동을 무작정 웹으로 구현하려고 했던 단계를 넘어서 기업이 고객으로부터 실질적 가치를 추구하려는 다음 단계로 진화돼 가고 있다. 이에 따라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제공함으로써 기업 역시 기업의 성과를 높일 수 있는 사업모델의 재구축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첨단기술이 동원돼야 한다. 이것이 바로 독창적 아이디어와 참신한 서비스로 무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닷컴 기업들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를 기업가치로 전환하지 못해 현재 적자에 허덕이며 존폐 기로에 서 있는 가장 큰 이유라 하겠다.

 따라서 전통기업의 e비즈니스가 성공적으로 구현되려면 무엇보다도 B2B(Back to Basic), 즉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국내의 많은 기업들이 기본기도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하면서 e비즈니스화를 추구함으로써 결국 무늬만 e비즈니스인 기업으로 퇴색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지금까지 e비즈니스를 하는 이유가 주로 비용절감 및 e비즈니스 관련 신규사업의 진입 정도였다면 앞으로는 조직의 유연성 및 신속성 확보에 그 무게중심이 더 실려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한국기업의 e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서 정부는 물론이거니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중소기업들 사이에서 지속적 표준화와 통합화, 그리고 전문인력의 양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최고 경영자들의 e비즈니스에 대한 마인드와 리더십 확보가 절실히 필요하다. 아날로그 시대의 업무 스타일 및 마인드가 변하지 않는 한 디지털 시대의 e비즈니스 활성화는 요원한 이야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