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업계가 컴퓨터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지나친 경쟁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어느 업종이건 독점이 아니라면 경쟁은 불가피하다. 경쟁은 가격을 낮추고 서비스를 향상시켜 소비자에게 득이 된다. 그렇지만 그것이 지나쳐 당사자인 컴퓨터 업체는 물론이고 소비자에게도 피해가 된다면 분명 문제다.
정보기술 업체들이 최근 벌이고 있는 비교 마케팅이 바로 도를 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사의 제품이 세계 최초, 100% 지원, 완벽한 호환 등 근거가 약하거나 뜻이 정확하지 않은 문구를 사용해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세계 최초라는 문구 하나만 보더라도 그것을 두 업체가 같이 사용하면 최소한 어떤 한 업체는 거짓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거의 모든 업체들이 그러한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한 것들이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컴퓨터 제품의 성능을 나타내는 벤치마크 테스트까지 믿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정보기술 업체들이 판매하고 있는 제품은 고가의 내구성 장비로 어느 다른 제품보다 정확한 성능표시가 있어야 한다. 성능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이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로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가 업체들마다 내용이 다르다면 그것은 소비자들이 믿을 수 없는 것으로, 아무 쓸모가 없을 것이다.
물론 벤치마크 테스트는 여러 가지 항목을 지니고 있어 특정 업체가 자사에 유리한 항목을 골라 선전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업체들이 특정 항목에서조차도 서로 자사의 제품 성능이 수배나 낫다고 주장을 벌여 소비자들은 당연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단순히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를 믿고 제품을 구입한 사람만 피해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더욱이 벤치마크 테스트조차 믿을 수 없다면 소비자들은 제품 선택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이같이 지나친 경쟁을 벌이는 업체가 BEA나 IBM·오라클 등 유명한 업체라는 점에서 실망이 크다.
정보기술 업체들이 허위나 거짓 정보를 제공하면 그것은 언젠가는 탄로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결국 그 업체들의 정직성이나 도덕성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이다. 또 그것은 그 제품은 물론이고 그 회사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쳐 제품 판매에도 영향을 받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따라서 정보기술 업체들은 이제부터라도 제품의 성능을 정확하게 밝히고 애매모호한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사실을 왜곡하거나 소비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일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만약 업체 스스로 이른 시일 안에 이같은 행태를 시정하지 않는다면 부득이 정부라도 나서서 단속을 벌여야 할 것이다.
정보기술 업체의 지나친 경쟁이 과장이나 허위 여부가 있는지, 또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있는지를 철저히 조사해 만약 그렇다면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