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MS의 끝없는 확장

 지난 4월 26일 미 새너제이 연방법원 청사 접수실.

 미 디지털저작권 보호 솔루션 업체인 인터트러스트가 정보기술(IT)업계의 공룡기업인 MS를 특허침해 혐의로 제소장을 접수했다.

 세계 IT업계에는 수많은 특허침해 소송사건이 빈번히 벌어지고 있는데다 제소기업이 연 매출 800만달러에 불과한 기업이라 이 사건은 언론 및 일반의 주목을 끌지 못했다.

 주요 외신에서도 보도되지 않거나 간단히 1단 처리됐다.

 그러나 21세기 전략산업으로 급부상할 디지털콘텐츠 산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이나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제소건이야말로 일대 획을 긋는 대사건으로 평가하고 있다.

 디지털콘텐츠 저작권보호 솔루션산업은 디지털콘텐츠시장의 부상에 따라 급성장할 IT산업의 핵심분야다.

 ‘황금알을 낳을 거위’분야로 평가받고 있는 이 시장에 오래 전부터 시장참여를 검토해온 MS는 최근 각국별 저작권법 재정비와 디지털콘텐츠 유료화 추세에 따라 시장참여 의지를 분명히 해 왔다.

 새너제이 연방법원 제소건은 MS의 본격 사업 참여와 기존업계와의 대전쟁을 알리는 첫 신호탄이었다.

 MS는 제소 사건 이후 만 3개월만인 이달초 디지털콘텐츠 저자권보호솔루션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야욕(?)을 드러냈다.

 차세대 ‘윈도XP’를 발표하면서 디지털콘텐츠보호 솔루션을 OS차원에서 기본 제공키로 한 것이다. MS가 사실상 디지털콘텐츠보호솔루션 무료공개(?)를 선언한 것이며 향후 다양한 응용기술을 포함한 패키지형 솔루션을 별도로 선보일 기반을 다져놓은 셈이다.

 이에따라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 인터트러스트는 물론 마크애니, 파수닷컴 등 국내 벤처업계까지 큰 위기감으로 술렁이고 있다.

 미 인터트러스트 한 관계자도 외신을 통해 “20세기 최고 유망기업이자 성공기업으로 손꼽힌 웹브라우저 전문 업체인 넷스케이프가 ‘MS의 웹브라우저 OS기본 제공’에 따라 한순간에 스러저간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위기감을 설명했다.

 국내 한 솔루션업계 관계자도 “자금난과 수익성 부재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벤처기업의 경우 위기감을 넘어서 이미 생존여부를 걱정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기업들은 이에 머물지 않고 각 시장에 맞는 특화된 제품을 개발하거나 MS와 전략적 제휴를 통한 공동 시장개척을 추진하는 등 MS의 거센 바람을 피해가기 위한 나름대로의 전략마련에 나서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번에도 MS의 시장독점전략이 어느정도 먹혀들지 자못 궁금하다.

<문화산업부·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