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ETRI와 공동으로 비동기식 IMT2000 시험모델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모델 작업에 들어갔다는 사실은 상당히 주목할만하다. 비동기식 IMT2000시스템 개발부문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 간의 격차가 불과 수개월로 좁혀졌기 때문이다.
한때 1년 정도로 간격이 벌어졌던 양사간의 기술개발 일정이 수개월 안쪽으로 좁혀졌다는 점은 3세대서비스를 둘러싸고 이들 장비업체가 다시 치열한 수주전을 펼쳐야 함을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그간 2003년, 혹은 2002년 말께나 비동기식 장비개발을 마칠 수 있다며 동기식 사업자에게 서비스 시기 연기를 요청해왔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ETRI와 공동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해 지난 7월 비동기식 IMT2000 시험모델 기능시험을 무사히 마침으로써 금년 10월 상용모델 개발이라는 대대적인 기간 단축 효과를 올리게 됐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현재 KT아이컴이 예정한 10월 벤치마킹테스트에 맞춰 상용시스템을 개발중이어서 이르면 9월말, 10월께 상용제품 개발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기술적인 문제로 고민하던 기지국, 단말기 모뎀을 개발했다. 특히 단말기 모뎀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업체들은 뛰어난 국내 단말기 제조기술을 활용할 경우 상당한 수준의 해외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개발현황=ETRI 주도로 비동기식 IMT2000시스템 개발에 들어간 때는 99년 10월. 산학연 합동으로 진행된 이번 기술개발에는 총 837억3800만원이 들어갔다. 금년 10월 상용시스템 개발이 완료될 경우 소요된 기간은 불과 2년 남짓하다.
현재 개발완료된 부문은 단말기·기지국·제어국·패킷교환장치·기지국 FPGA모뎀·단말기 간이 FPGA모뎀 등이다. 지난 3월 31일 통합시험과 7월 25일 IMT2000시스템 기능구현시험을 마쳐 일단 모든 부문의 기술개발은 끝난 상태다.
패킷 전송속도는 384Kbps급. ITU 3세대파트너십프로젝트(3GPP)에서 권고한 비동기식 기술기준을 모두 충족시켰다. 영상통화도중 다소 화면의 일그러짐 현상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안정화과정, 프로그램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수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ETRI는 오는 9월 말까지 자체 인력을 토대로 기능추가 및 성능개선을 위한 SW업그레이드 작업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작업을 마치면 11월 30일까지 IMT2000시스템 성능 시험 및 현장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실험들은 물론 상용시스템이 나와야 가능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파워컨트롤, 핸드오버, 무선자원관리 프로그램 등도 대대적인 보완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현황=우선 LG전자가 다소 앞선 형국은 그대로 유지된다. LG전자가 이미 지난 2월 비동기식 음성호 시연을 마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사가 모두 비동기식 IMT2000 시스템 핵심기술인 GSM MAP 구현, 비동기식 기지제어국 및 FPGA모뎀을 개발한 상황이어서 크게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개발일정에서 밀리던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3월 대대적인 개발인력을 보강, 총 500여명이 비동기식 장비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제는 누가 먼저 PCB상에서 구현된 각 부분을 하나의 칩으로 집적시키는 데 있다.
시스템 안정화도 중요한 문제다. 개발 일정이 빠른 LG전자가 시스템 안정화부문에서는 유리하겠지만 삼성의 개발일정이 급속도로 당겨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막판 경합이 치열하다.
이같은 업체의 상용시스템 개발현황은 오는 10월 예정된 KT아이컴 벤치마킹테스트에서 공식적으로 드러난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