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카드 및 디지털 식별기술이 미국 기업 및 정부 부문에 빠르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미 금융 부문을 중심으로 스마트카드의 이용이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에서도 기업 및 정부 부문을 중심으로 스마트카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카드는 직원들이 갖고 있는 여러개의 상이한 이용자 패스워드와 이용자 ID를 대체한다. 특히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장의 카드로 사무실 출입통제나 회사 네트워크 이용, e메일, 인사 문제, 직원수당 출납 등을 위해 접속하고 재택근무나 출장시 회사 네트워크에 원거리에서 접속하는 등 업무를 단순화시키고 있다.
스마트카드를 사용할 경우 패스워드를 잊어버릴 염려가 없어 IT종사자들의 업무는 한층 더 수월해진다. 최근 선보인 시스템은 은행현금인출기(ATM)와 유사한 방식으로, 한장의 스마트카드를 카드 판독기에 집어넣고 개인식별번호(PIN)만 입력하면 여러가지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는 업체는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XP에 스마트카드 식별기술을 도입한 것과 함께 신원확인 서비스인 ‘패스포트(Passport)’에 스마트카드 리더를 장착, 웹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이용자의 이름 등 관련 패스워드 정보를 저장하기로 했다. 아웃룩 e메일 이용 및 로그인, 디지털 서명, 웹서버 식별 등을 용이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스마트카드가 직원의 행동을 추적해 이를 데이터로 만들어 판매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프라이버시 문제가 제기된다고 지적하고 있어 MS의 행보를 주춤거리게 하고 있다. 전자프라이버시센터(EPIC) 등은 “패스포트가 거대한 소비자 데이터베이스의 구축으로 이어져 개인에 대한 감시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런 가운데 벤처업체인 캘리포니아 프리몬트에 소재한 액티브카드가 스마트 카드 440만장을 미 국방부에 공급키로 해 시장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액티브카드의 스마트카드에는 군인의 봉급이나 무기시스템, 소속 부대 등 방대한 정보가 담긴다. 이 제품은 특히 작전을 수행할 때 군인과 관련한 정보입력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구형 제품으로는 항공기 1대에 군인 200명을 탑승시키는 데 하루종일 걸렸다”면서 “우리 제품을 이용할 경우 한시간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액티브카드는 국방부 외에도 휴렛패커드(HP)·선마이크로시스템스·영국 로이즈은행·바클레이스·에어버스에 스마트카드 관련기술을 제공키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 분야에서 훨씬 더 많은 진전이 있을 것”이라면서 “정부·기업용뿐만 아니라 온라인쇼핑, 개인 금융거래 등의 부문으로도 활용 폭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