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업자들의 중장기 경영계획을 들춰보면 ‘무선데이터 통신 부문에서 1위가 되자’라는 문구가 전면에 나온다.
SK텔레콤은 ‘비전2010’이라는 장기비전을 발표하면서 오는 2005년에는 무선데이터부문의 매출액을 전체 매출의 30%가량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KTF도 KT엠닷컴과 합병하면서 무선인터넷 1위 기업을 지향하고 있으며 LG텔레콤도 데이터 부문에서 만큼은 타사업자에 뒤질 수 없다는 자세다.
어떤 사업자는 무선인터넷 단말기 보급대수를 내세워 1위를 주장한다. 또다른 사업자들은 매출액 또는 고객 충성도 부분에서 자사가 단연 1위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사업자들은 무선데이터 부문의 중요성과 자사의 우월성에 대해서만 강조할 뿐 모두가 수긍할 만한 자료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업자들은 또 타사의 데이터를 신뢰할 수 없다며 타사의 주장을 흡집내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실제로 상장 및 등록기업들의 기업경영 상태를 알리는 실적 보고서에 무선데이터 부분을 정확하게 공개하는 사업자는 드물다. 무선데이터 부문 매출액을 공개하더라도 어떤 항목이 무선데이터 부문 매출액에 포함됐는지 적시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무선데이터 부문에 대한 정책과 관련 시장 연구 보고서에서 사용되는 자료들도 모두 신뢰하기 어렵다는 불평이 소비자, 통신시장 연구자들 사이에서 빈번하게 나오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무선데이터 사업 통계를 내기 위해 무선인터넷 브라우저 탑재 단말기수만을 사업자들로부터 보고받고 있지만 무선인터넷 단말기 소유자가 모두 무선인터넷을 사용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무선데이터 부문이 통신사업의 핵심으로 부각되고 있는 만큼 이제는 이에 대한 통계도 정확히 집계할 필요성이 있다. 현재 아무도 수긍하지 못하는 자료에 기반한 각종 정책 보고서와 연구자료들은 무선데이터 사업 활성화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왜곡된 정보로 무선데이터 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사업자들은 정확한 통계를 위해 상호간에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실적 보고서에 공개해야 하며 정통부도 단말기 보급 대수 이외에 매출액 또는 트래픽에 기반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렇지 않으면 국내 무선데이터 산업은 ‘사상 누각’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부·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