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상반기(1∼6월) 중국 종합가전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고 일본경제신문이 3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는 중국의 주요 종합가전업체인 TCL인터내셔널홀딩스와 광둥커룽(廣東科龍)이 대폭적인 이익 감소를 기록했고, 선전에 상장된 캉자(康佳)집단은 상장 이래 최초로 적자를 내는 부진을 보였다.
중국 주요 가전업체들의 이같은 실적 부진은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경쟁 격화 때문으로 분석됐다.
광둥커룽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0% 감소한 가운데 경쟁 격화의 영향으로 판매비용이 13%나 증가해 이익을 크게 압박했다. 품목별로는 에어컨이 작년과 비슷한 이익을 확보하는 호조를 보였지만 주력인 냉장고는 이익이 90%나 감소했다. 생산비용을 10% 이상 삭감했지만 가격 하락과 판매비용 증가를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이 이익감소의 요인이 됐다.
TCL은 컬러TV와 휴대폰의 호조에 힘입어 매출액이 작년 동기비 약 4% 증가했다. 그러나 내수용 세탁기 등 백색가전과 PC 관련 제품의 부진으로 전체적으로 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31% 줄었다.
TV부문 2위 업체인 캉자는 매출이 약 13%로 줄었고, 특히 29인치 이상 대형 TV의 판매가 하락과 채산성 악화 영향으로 1억9000만위안(약 210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앞으로 TV 생산을 축소하는 대신 휴대폰의 비중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요즘 중국 가전시장은 공급과잉 속에서 농촌 지역의 구매력 둔화로 신규 수요도 크게 위축돼 업체간 경쟁이 극심해지고 있다. 특히 TV 및 백색가전을 둘러싼 대형업체간 경쟁은 이전투구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