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美 샌프란시스코 `딜레마`

 샌프란시스코 시가 이동통신업체들의 협조를 받지 못해 휴대폰으로 비상 구조를 요청한 사람들의 위치를 추적하는 911 위치추적 서비스가 당분간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이같은 서비스가 관련 당국과 이동통신업체간의 협조체제로 이뤄질 수 없어 미국 전역이 딜레마에 빠져 있는 상태다.

 샌프란시스코 시 비상통신국의 조 앤 힉스 기획 담당은 최근 “우리 시에서는 모든 이동통신 업체들에 무선 911 시설을 배치해달라는 요청 서한을 일일이 보냈다”며 “이들 업체가 지금 당장 이런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면 법을 어기는 것”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한 비상구조 대원들이 어려움에 빠진 휴대폰 연락자들에게 쉽게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한 규정에 따르면 이동통신업체들은 오는 10월 1일까지 이 기술이 개선된 911 위치추적서비스를 의무적으로 도입하게 돼 있다.

 주요 이동통신업체들은 그러나 한결같이 당장 필요한 기술이 확보돼 있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그 의무 시한을 연기해 달라고 탄원서를 냈다. FCC는 이에 대해 여지껏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미 전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얼마 안남은 위치추적서비스 도입 마감 시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자 지방 경찰서, 이동통신업체, 관련 장비 판매업체 3자는 서로 비난하기에 바쁘다.기한 연기 요청서를 가장 마지막에 낸 버라이존와이어리스는 “지금 새로운 장비를 마련중”이라며 “이 서비스가 내년 새로운 휴대폰 제품이 나오는 4월께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해명했다. 미국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버라이존와이어리스는 버라이존커뮤니케이션스와 영국의 보다폰 그룹간 합작사다.

 최근 휴대폰을 이용한 911 구조요청을 했으나 이를 제대로 추적하지 못해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이 추적기술을 좀더 향상시킬 필요성이 일반인들의 관심으로 부각됐다.

 올 초에는 플로리다주에서 한 여성이 타고 가던 차가 다리에서 추락해 물에 빠져 구조를 요청하기도 했었다. 비상구조 대원들은 911 구조요청자들 스스로도 자신들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가브리엘김기자 GabrielKim@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