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작고 값싼 제품.’ 그동안 휴대폰의 발전은 이 말 한마디로 설명할 수 있었다. 지난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무거운 벽돌같았던 휴대폰은 그후 급속한 기술발전 덕분에 담뱃갑 정도 크기에 무게도 불과 수백g 수준으로 가벼워졌다.
그러나 앞으로 1∼2년안에 본격 보급될 제3세대(3G) 휴대폰은 초고속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을 주고 받는 것은 물론 이를 선명한 컬러화면으로 표시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다시 부피가 커지고 무게도 더 무거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3일(현지시각) 영국에서 발행되는 파이낸셜타임스(http://www.ft.com)는 세계적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http://www.morganstanley.com)의 통신분석가로 활약하는 안젤라 딘의 말을 인용, “3G 휴대폰의 초기제품은 다시 벽돌처럼 묵직하고 부피도 지금보다 2∼3배 정도 컸던 90년대초 제품<사진>으로 되돌아 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핀란드의 노키아를 비롯해 BT와이어리스·마이크로소프트·퀄컴·팜 등 전세계 정보기술(IT)업계를 이끌고 있는 100여명의 최고경영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제3회 3G이통연례전문가회의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먼저 3G서비스업체들은 가입자들이 지금까지 길들여진 2G를 해지하고 3G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3G에서만 가능한 응용제품(킬러 애플리케이션)을 하루빨리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젤라 딘 분석가는 또 이통업체들은 3G서비스 초기에 가입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이들이 휴대폰을 구입할 때 상당한 액수의 보조금을 지급해야 할 것이며 이는 다시 이들에게 단말기 및 장비를 납품해야 하는 제조업체들의 경상이익을 갉아먹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따라 이미 주파수 경매대금으로 1000억달러가 넘는 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3G서비스업체는 물론 장비업체들까지 동반부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러한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면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쪽은 자본이 영세한 3G용 콘텐츠 개발업체가 될 것으로 지목했다. 안젤라 딘 분석가는 3G용 콘텐츠 개발에 목을 매고 있는 응용서비스업체들 중 상당수가 3G서비스가 본궤도에 오를 때까지 버티지도 못하고 하나둘씩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