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대표적인 통신장비 업체이자 세계 3위 휴대폰 업체인 에릭슨이 내년에도 전세계 통신시장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을 내놓자 이 회사 주가가 4일(현지시각) 13%나 폭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http://www.wsj.com) 등 외신에 따르면 에릭슨의 재무담당 최고경영자(CFO)인 스텐 포넬 부사장은 이 날 런던에서 기자와 분석가를 대상으로 열린 통신 전략 회의에서 “아직 전세계 통신시장이 회복되고 있다고 믿을 만한 신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따라 2002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며 에릭슨의 시장 점유율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 커트 헬스트롬도 “북미와 중국, 일본 시장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중남미와 유럽 경기가 최근 얼어붙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처럼 통신시장 상황은 모든 것이 불확실해 보이지만 비용만큼은 우리가 상당부분 통제할 수 있다”며 “올해에는 무엇보다도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릭슨은 장기적으로는 연 20%의 매출 증가와 약 10%의 경상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미 전체 직원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2만2000명을 줄여, 연간 약 36억달러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에릭슨은 또 최근 휴대폰 사업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일본의 전자회사 소니와 손을 잡고 합작회사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10월 영국 런던에서 공식 출범하는 ‘소니에릭슨이동통신’은 오는 2002년 하반기로 예정된 통합 브랜드 상품 출시를 계기로 다시 한번 휴대폰 거인 핀란드 노키아와 미국 모토로라에 도전할 계획이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