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보조금 지급 금지가 법적으로 강제되는 대신 보조금 양성화를 위한 단초가 예외조항에 포함돼 정책당국의 이 조항 활용 여부가 주목된다.
정보통신부는 이동전화단말기 보조금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이달중 입법예고하고 정기국회에 상정, 내년 1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정통부는 그러나 IT산업 경기 활성화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단말기 보조금 제도를 탄력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장관고시를 통해 보조금 지급을 양성화할 수 있다’는 예외규정을 신설키로 했다고 밝혔다.
정통부 고위관계자는 ‘장관고시를 통해 보조금 지급을 허용할 수 있다’는 예외조항은 정통부 장관이 IT산업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을 통해 이를 다시 허용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허용 시기나 대상에 대해서는 향후 면밀한 검토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단말기 보조금 지급 금지의 법제화는 공정경쟁을 해치는 보조금 지급을 엄격하게 규제하되 단말기 보조금을 탄력성 있게 정책대안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장관고시를 통한 예외조항을 삽입했다”고 말했다.
정통부의 이같은 예외조항 신설은 보조금 제도를 국내외 경기 및 산업의 상황에 따라 사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 유연성을 둔 것으로 풀이되며 이에 따라 첨단기술이 채택된 단말기 등의 보급을 위해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됐다. 또 그동안 일부 이동전화사업자와 이동통신기기 제조업체들이 경기 활성화를 위해 단말기 보조금을 부분적으로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해온 견해를 정부가 일부 수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IT경기 활성화가 우리 사회의 최대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정책당국의 예외조항 판단시점 및 허용대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달 중순 이후 cdma2000 1x 단말기, PDA폰, 컬러LCD 단말기 등이 대량 유통될 예정이어서 정책당국의 예외조항 판단 시점에 따라 이동통신 관련 산업의 활성화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동전화사업자들은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과 제조업체들은 예외조항에 대해 찬성하는 반면 후발사업자인 KTF와 LG텔레콤은 반대하는 입장이다. 또한 단말기 보조금 금지정책은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 내에서도 통신시장 구조조정을 위해 존속이 필요하다는 측과 IT경기 활성화를 위해 이른 시간 내에 풀어줘야 한다는 측간의 논쟁이 계속되고 있어 주무부처인 정통부내의 의견조율 과정도 주목된다.
정통부는 이와 함께 법제화를 통해 별정통신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기준을 강화키로 했으며 이에 따라 별정통신사업자를 활용한 이동통신사업자들의 보조금 우회지원도 지금보다 엄하게 규제될 것으로 보인다.
정통부 고위관계자는 “보조금 금지가 그동안 사업자 약관에 의해 규제되는 등 처벌규정이 약해 편법적인 보조금 지원이 많았다”며 “보조금 지급 금지 제도의 효과적인 이행수단 확보를 위해 그동안 운영상의 미비한 점과 규제개혁위원회의 의견을 참고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