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지에서 생산·판매되고 있는 마쓰시타 휴대폰을 둘러싼 국적(國籍) 표기 문제가 판매 중지 사태로까지 발전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본지 8월 31일자 18면 참조
일본경제신문은 마쓰시타통신공업이 중국에서 합작생산하고 있는 휴대폰에 대해 중국 정부가 1년간 판매 중지하도록 요구해 온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고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마쓰시타통신의 휴대폰은 대만에 국제전화를 걸 때 대만을 국가로 취급하는 ‘중화민국(中華民國)’의 영문 약칭인 ‘ROC(Republic of China)’가 화면에 표기돼 중국 정부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마쓰시타통신은 대만을 지칭하는 ‘TW’로 표시되도록 소프트웨어 수정 등의 대응책을 자주적으로 강구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수정이 끝난 주요 기종에 대해서도 금후 1년간의 판매 중지라는 강경 조치를 요구해 왔다.
이번 판매 중지 요구는 중국 정보통신 업계를 관장하고 있는 신식산업부의 의견서 형태로 이달 초 마쓰시타통신에 전달됐다. 이에 대해 마쓰시타통신은 “중국 정부로부터 현지 합작기업이 지도를 받고는 있지만 내용은 공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만의 표기를 둘러싼 문제는 예전에도 자주 발생했지만 중국이 일본 기업에 제품의 판매 중지를 요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 마쓰시타통신은 중국에서 판매하는 휴대폰을 거의 전량 현지의 합작 생산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1년간 판매 정지를 당하게 되면 중국 기술 규격에 맞는 기종을 해외에서 조달하지 않는 한 마쓰시타통신은 치명타를 입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쓰시타통신의 중국 현지 휴대폰 생산 합작사는 베이징마쓰시타통신설비로, 마쓰시타 그룹이 50%를 출자하고 있다. 합작사는 지난해 중국 국내 전체 휴대폰 생산(약 5400만대)의 약 3.9%를 생산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