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특약=iBiztoday.com】세계 최대의 포털사이트 야후(yahoo.com)가 다른 기업에 인수될 구체적인 조짐은 ‘아직’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야후에 인수 제의가 날아드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인터넷 미디어업계 인수합병(M&A) 건은 AT&T브로드밴드(attbroadband.com) 인수전이다. 미국 최대 케이블업체인 AT&T브로드밴드를 둘러싸고 컴캐스트(comcast.com)가 가장 눈독을 들이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것이 없어 다른 업체들에도 문은 여전히 열려 있는 상태다.
업계의 관심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온라인 오락 프로그램 시청자 확보 문제에 쏠리고 있다. 세계 굴지의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야후의 합병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야후 합병설은 올 1월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AOL(aol.com)이 타임워너(timewarner.com)를 1062억달러에 인수해 AOL타임워너(aoltimewarner.com)를 탄생시킨 시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소니·바이어컴·월트디즈니·비방디유니버설·베텔스만 등 내로라하는 미디어업체들이 야후 인수 가능성이 있는 업체로 거론되고 있다.
미디어 통합이 대세인 요즘 케이블·광대역 인터넷 서비스 등 전송부문에 전선이 형성되면서 이에 맞춰 콘텐츠업체들의 짝짓기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 전선이 AT&T브로드밴드가 매각된 뒤 구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광고시장 침체로 경영난에 봉착한 야후 인수와 관련해 한동안 야후가 지나치게 높은 인수가격를 요구하는 등의 이유로 인수작업이 난관에 봉착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US뱅코프의 애널리스트 사파 라시치는 “인수 희망업체들은 테리 세멜 야후 신임회장이 회사를 안정시키는 과정을 좀더 지켜본 후 야후 서비스가 과연 높은 대가를 받을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러 업체들 가운데 인수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는 경쟁사인 AOL타임워너를 매사에 의식해야만 하는 MS다.
컨설팅업체 부즈알렌해밀턴의 마이크 캐츠 부사장은 “MS는 거의 모든 종류의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며 “이제는 AOL타임워너와 비방디유니버설과도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 투자은행 베로니스슐러의 켄 말린 이사는 야후와 거래를 하고 있는 MS의 소비자사업부문 같은 곳이 야후와 가장 어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캐츠 부사장은 “야후를 인수해 가장 큰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쪽은 인터넷 분야에서 확고한 위치에 오르고자 하는 사람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AOL타임워너의 약진을 경계하는 월트디즈니나 비방디유니버설 등 대형 미디어업체들이 야후를 인수하는 것이 논리적인 귀결”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소니 역시 야후 인수를 통해 미국 콘텐츠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말린 이사는 “음악처럼 인터넷과 어울리는 콘텐츠가 없다”며 “음악이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지는 알 수 없지만 인터넷 기반 유통과 소비자 마케팅에 매우 적합한 수단임이 분명하다”며 “이에 가장 적합한 매체는 바로 야후”라고 지적했다.
바이어컴도 지난해 야후에 명함을 내밀었으나 가격문제로 포기했으며, 베텔스만과 비방디 역시 인수업체로 거론됐으나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분석가들의 견해다.
비방디와 베텔스만의 사정에 모두 밝은 한 소식통은 “두 업체가 얼마나 야후를 인수할 의향이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다른 업체들이 야후 인수를 시도할 경우 이들이 관심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이들이 지금을 인수 적기라고 생각하는지는 회의적”이라고 분석했다. 음악 전송서비스인 프레스플레이에서 야후와 협약을 맺고 있는 비방디의 경우 야후의 인수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일각에서는 야후가 자립 경영의 능력이 충분한 만큼 올해 안에 합병을 시도할 필요는 없다며 1, 2년 전보다 인수가가 낮아진 게 사실이지만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M&A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공식기자 kspark@ibiztoday.com>